이재명 대통령, G7 참석차 출국… ‘정상외교’ 데뷔전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캐나다 순방길에 올랐다. 취임 약 2주 만에 정상외교 무대에 선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중단됐던 외교력 복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비롯해 중국 견제 동참 가능성 등 우리로선 쉽지 않은 외교 현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한다”며 “이 대통령은 이번 자리를 통해 각국 정상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통상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회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EU 정상이 모여 세계 정치와 경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로 1975년 처음 개최됐다.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G7 정상회의는 의장국인 캐나다 주도 아래 ‘공동체 안전 및 세계 안보 증진’, ‘에너지 안보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번영 창출’,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을 주제로 16일부터 17일 양일간 진행된다.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하게 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캐나다 캘거리에 도착할 예정이다. 첫 일정으로 정상회의 초청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한 후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로 이동, G7 정상회의 일정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17일 초청국들이 참여하는 확대세션에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인공지능(AI)-에너지 연계에 대해 발언한다. 이번 순방은 김혜경 여사도 동행, 공식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 ‘실용외교’ 방향성 가늠자

이번 순방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6개월간 중단됐던 정상외교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통령실 역시 이번 순방을 통해 한국의 외교력이 복원됐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민주 한국이 돌아왔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국제무대가 될 것”이라며 “정상외교의 공백 상태를 해소하고 정상외교의 복원과 재가동을 알리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첫 외교 무대 데뷔로서 각국 정상들과의 ‘상견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포인트다. 주요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정상회의인 만큼, 이들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향후 정부의 외교적 지평을 확장해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이번 회의는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주요국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라는 점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순방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당면한 외교적 현안에 대한 대응이다. 미국과는 관세 협상을 비롯해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이 과제로 거론되고 있고 한미일 협력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미국과 일본 정상과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자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해 “다자 간에 여러 가지 일정이 조율되고 있기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선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노선의 구체적 방향성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당장 서방 주요국이 주축이 되는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에 대한 의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정부에게 동참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과 가치를 같이 하는 나라로서 거기에 동참하고 그들과 공조하고 협의하면서 대외 관계를 다뤄 나가는 게 우리의 기조”라며 “그러면서도 동시에 주요 국가들인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나쁘게 가져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관건은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