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안현민(KT 위즈)의 기세가 뜨겁다. 사실상 송승기(LG 트윈스)의 유일한 신인왕 대항마로 떠올랐다. 송승기가 흔들린 날 안현민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안현민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2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안현민의 방망이가 빛났다. 1회 주자 없는 2사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의 몸쪽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뽑은 뒤 도루까지 성공했다. 이어 이정훈이 선제 우월 홈런을 신고, 안현민은 가볍게 홈을 밟았다.
두 번째 타석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팀이 6-2로 앞선 4회 무사 1루에서 안현민이 타석에 섰다. 상대는 좌완 이승민. 1-2 카운트에서 이승민의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안현민은 이를 그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30m의 대형 투런 홈런을 신고했다. 시즌 13호 홈런. KT 타선은 안현민의 홈런을 포함해 5회에만 대거 5점으로 경기를 사실상 끝냈다.
6회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된 안현민은 7회 대수비 장진혁과 교체되어 이날 임무를 마쳤다.


무시무시한 성적이다. 41경기에 출전해 152타수 53안타 13홈런 43타점 타율 0.349 OPS 1.128이다. 반짝이 아니다. 5월 타율 0.333을 적어낸 안현민은 6월 12경기에서 타율 0.409으로 더욱 기세를 끌어 올렸다. 아직 규정타석에 진입하지 못했는데도 홈런 공동 4위, 타점 공동 9위다.(50타석 이상 기준)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엄청난 성적을 남기게 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현민은 27홈런 88타점 페이스를 보인다. 안현민은 4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출전, 이후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위 계산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계산이다. 실제 추세는 더욱 가파르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신인왕 라이벌' 송승기가 무너졌다. 송승기는 대전 한화 이글스전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실점 4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4회에만 대거 4점을 내줬다. 5회에도 등판해 안타를 맞았고, 구원 등판한 이지강이 책임 주자를 들여보내 실점이 5점까지 늘어났다.
송승기가 흔들리며 신인왕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이날 전까지 송승기는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7위에 해당하는 성적. 안현민도 훌륭하지만 송승기의 활약이 너무나 뛰어났다. 하지만 패전을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2.65까지 상승했다. 안현민에게 비빌 구석이 생겼다.
현재 신인왕은 2파전 구도다. 애초 정현우(키움 히어로즈), 정우주(한화 이글스), 배찬승(삼성 라이온즈) 등이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혔다. 뚜껑을 열어보니 송승기가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했고, 뒤늦게 합류한 안현민이 추격하는 구도가 됐다.
아직은 송승기가 앞선다. 송승기는 15승 8패 페이스를 자랑한다. 신인왕을 넘어 토종 투수 최다승까지 보인다. 안현민이 평범한 활약에 그친다면 송승기를 넘어설 수 없다.
그런데 활약이 전혀 평범하지 않다. 방망이가 식질 않는다. 6월에만 벌써 4홈런을 신고했다. 꾸준함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 최장기간 연속 무안타는 단 2경기다.(6월 7~8 SSG전) 이를 제외하면 침묵한 다음 날 곧바로 안타를 신고했다.
KBO리그는 곧 반환점을 돈다. 누가 신인왕을 받을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안현민은 2018년 강백호, 2020년 소형준에 이어 KT의 세 번째 신인왕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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