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당화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경기를 끝까지 치르진 못했다.
올 시즌에 앞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지난달 4일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처음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김혜성은 에드먼이 돌아올 때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생존 경쟁에 성공했다. 다만 주축들이 복귀한 만큼 김혜성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것은 확실했다.
그래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부상자들이 쏟아졌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김혜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뜻을 밝혔고, 김혜성은 불규칙한 출전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1일 뉴욕 양키스와 맞대결에선 좌완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폭발시켰고, 4안타를 몰아치는 등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기록을 기록을 작성하며 주전 도약을 향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하지만 좋은 활약에 대한 기쁨도 잠시였다. 김혜성의 경기 출전은 다시 들쭉날쭉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일 뉴욕 메츠와 맞대결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맞은 뒤 몸 상태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은 선발은 물론 경기 후반 대타 또는 대주자, 대수비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김혜성은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복귀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리고 9일에는 첫 3루타를 폭발시키고, 중견수로는 호수비까지 펼쳤지만, 경기 후반 좌투수가 나오게 되자 김혜성은 끝까지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교체됐다. 샘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타율이 4할이 넘는 상황에서도 김혜성이 선발로 출전하지 못하거나, 교체가 되는 상황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다저스 다이제스트'는 "중견수로 김혜성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타석에서의 활약, 주루, 수비를 모두 고려했을 때 타격 성적은 어느 정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김혜성을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다저스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다저스 네이션'은 "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뛰는 것을 싫어하는 것일까? 김하성은 미겔 로하스가 빠질 때에만 많이 뛰는 것 같다. 김혜성은 확실히 더 많은 출전 시간이 필요하다. 김혜성은 좌완 투수를 상대해봐야 한다. 김혜성은 이정후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다"고 로버츠 감독의 김혜성 기용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러한 가운데 김혜성은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 처음으로 세 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김혜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뜬공, 두 번째 타석에서는 2사 2, 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침묵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좌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이 높은 샌디에이고 투수로 '좌완' 마쓰이 유키가 나오자, 다저스 벤치는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김혜성은 5-6으로 근소하게 뒤진 5회초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마쓰이의 2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우익 선상에 동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마쓰이에게 4경기 만에 실점을 안기는 적시타이자, 팀이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게 해준 천금같은 안타였다. 이 모습에 '다저스 네이션'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다저스 네이션'의 노아 캠라스는 "김혜성이 다저스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왜 그가 주전 선수가 돼야 하는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날도 '완주'하지 못했다. 네 번째 타석을 앞두고 샌디에이고가 다시 한번 투수를 '좌완' 아드리안 모레혼으로 교체하자,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을 빼고 키케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그러자 '다저스 네이션'의 더그 맥캐인은 "김혜성이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쳐 6-6 동점을 만들었다. 김혜성은 이번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홈런 1개와 2루타 1개를 치는 등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고 좌투수 상대로도 김혜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을 강조하며 "김혜성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정당화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로버츠 이해할 수 없는 기용법을 비판했다.
국내 언론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점점 로버츠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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