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미래다" 코람코, 2032년까지 10조원 투자

[프라임경제] 코람코자산운용(이하 코람코)이 이달 말 준공 예정인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 가산'을 앞두고 데이터센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본격 확대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코람코는 LG유플러스와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이달 초에는 부산 지역에 약 40MW 수전용량을 갖춘 Tier Ⅲ급 거대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PFV 설립을 본격 추진하기도 했다.

코람코는 최근 데이터센터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준공을 앞둔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 가산'은 약 6200㎡ 부지 위에 지어진 연면적 4만1214㎡(약 1만2496평) 규모의 Tier Ⅲ급 거대 데이터센터다. 서울 내 신규 공급이 드문 희소한 시설로, 코람코는 AI 산업이 본격 주목받기 전인 2021년에 개발을 시작해 약 4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되는 된다.

또한 최근 안산 성곡, 의정부 용현, 부산 IDC 등 전국 주요 거점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의정부 용현 데이터센터는 2만5020㎡(약 7568평) 규모의 Tier Ⅲ급 대형 데이터센터이며, 안산 성곡과 부산 IDC는 각각 수전용량 40MW를 확보한 거대급 데이터센터로 개발되고 있다.

코람코는 현재 진행 중인 세 곳의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부지 발굴부터 투자, 설계, 시공, 운영까지 데이터센터 개발 전 과정에서 경험을 쌓아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8년까지 5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레버리지 삼아 2032년까지 총 10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다.

코람코에 따르면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총 수전용량 약 1.4GW와 IT-Load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단독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 완공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 리츠를 설립해 코스피 상장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조직과 인력 기반도 빠르게 마련 중이다. 지난 3월 코람코는 데이터센터 전문 조직인 '데이터센터본부'를 신설했다. 이 본부는 통신사와 데이터센터 업계 출신 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독립 투자 부서로, 입지 선정부터 전략 수립, 설계, 시공, 운영, 자산운용까지 데이터센터 투자 전 과정을 전담한다.

최근에는 1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용 블라인드펀드 출시를 예고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람코의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주요 운용사들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자, 블랙스톤, KKR 등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들도 데이터센터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최근 3년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약 10배 확대해 현재 약 1000억 달러(약 137조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KKR도 앞으로 500억 달러(약 68조원)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은 이미 국내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코람코는 가산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주도권을 확보한 뒤, 해외 실물 투자로까지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박형석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가산 IDC 개발을 통해 부지 발굴부터 설계, 인허가, 시공, 운영관리까지 데이터센터 투자 전 과정에 대한 실질적 전문성을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가 국내에서도 단순한 통신 인프라를 넘어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시장에 입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은 눈앞에 보이는 미래인 만큼, 코람코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