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첫 파업 돌입…“네이버와 연대해 IT업계 노동환경 개선”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하며, 네이버 등 타사 노조와 연대 투쟁을 예고했다. IT업계 전반에 걸쳐 노동조합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10일 “11일부터 두 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전면파업까지 단계적 집단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다.

크루유니언은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들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사측이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낮은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다”며 “공정한 보상과 존중받는 일터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노조는 11일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리는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집회에도 참석한다. 양사는 최근 카카오 최인혁 전 COO의 경영 복귀 논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 다음 포털 분사 등 내부 구조조정과 책임경영 이슈를 두고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에 반대하며 연일 집회를 이어가는 중이다. 카카오 노조는 “건강한 IT업계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노조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성실히 협의 중이며, 서비스 이용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IT업계 전반에서도 연대 움직임이 감지된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 노조는 같은 날 제주 본사에서 초과근무 거부에 돌입하며 준법투쟁을 시작했다. 네오플 노조는 “역대 최고 매출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글과컴퓨터 노조 ‘행동주의’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예고했다. 연봉 협상과 성과보상에 대한 불만을 토대로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및 수도권 지부와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IT업계의 고질적인 고강도 노동과 불투명한 보상 체계에 대한 반발이 노조 연대로 확산되면서, 향후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