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경현 기자] "장타를 계속 쳐내야 하는 게 내 의무라고 여겨진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41일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동시에 KBO리그 11번째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박병호는 계속해서 장타를 때려낼 것임을 천명했다.
박병호는 10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지독한 아홉수다. 이날 전까지 박병호는 18경기, 41일간 홈런을 치지 못했다. 마지막 홈런은 4월 30일 SSG전이었다. 박병호의 홈런 개수는 '9'에서 멈춰있었다.
이유가 있다. 무릎이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무릎이 말썽을 부렸다. 온전히 훈련을 소화할 수 없던 상황. 그럼에도 책임감으로 경기를 뛰었다.
그러다 지난 5월 23일 1군에서 말소됐다. 박진만 감독은 "정상적이지 아닌 상태에서 훈련하고 게임을 나가다 보니까 100%의 자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몸 상태를 좀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8일 대구 NC 다이노스전 복귀했다. 이때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기다리던 안타를 홈런으로 작성했다. 박병호는 첫 타석 좌익수 뜬공, 두 번째 타석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팀이 2-0으로 앞선 7회 주자 없는 1사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 1-0 카운트에서 네일이 바깥쪽으로 완전히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높이는 가운데였지만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박병호가 간결한 폼으로 이 공을 밀어쳤다. 타구는 125m를 비행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0호 홈런.
대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역대 11번째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다. '국민 거포' 박병호의 꾸준함을 상징하는 기록이다. 박병호는 2011년 13홈런으로 처음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2012년 31홈런을 치며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2014년(52홈런)과 2015년(53홈런)은 KBO리그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2016~2017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한국에 복귀한 뒤에도 매년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제 전성기 시절 기량은 아니지만 두 자릿수 홈런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박병호의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8-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박병호는 "타격을 잘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시즌 중에 좋지 않아서 2군에도 다녀왔다. 퓨처스리그에서 연습량을 많이 가져갔다. 그러는 동안 퓨처스리그 감독님, 코치님, 현장 직원들이 배팅볼도 많이 던져주고 늦은 시간까지 연습할 때마다 볼도 많이 모아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며 2군 코치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박병호는 "장타를 계속 쳐내야 하는 게 내 의무라고 여겨지고, 남은 시즌 경기에서도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홈런 가뭄을 끊어낸 '국민 거포'가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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