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가계소득이 7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소비는 되레 줄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정치 리스크가 맞물리며 실질소비지출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은 3분기 연속 하락하며 '짠물 소비' 현상이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35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도 422만8000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고, 소비 후 남는 여윳돈인 흑자액은 127만9000원으로 12.3% 증가했다.
그러나 가계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아울러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0.7% 줄며 7분기 만에 감소 전환됐다. 감소 폭은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1분기(-7.4%) 이후 최대치다.
평균소비성향은 69.8%로 2.1%포인트(p) 하락해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5.8%), 식료품·비주류음료(2.6%) 지출은 증가한 반면, 자동차 구입(-12.0%)이 포함된 교통·운송(-3.7%), 의류·신발(-4.7%), 주류·담배(-4.3%) 등 내구재·준내구재 지출은 큰 폭 감소했다.
이처럼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위축된 데에는 물가 상승, 고금리,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1분기 평균 93.3으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동차, 의류 등 내구재 지출 감소가 실질소비 감소로 이어졌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물가 상승 영향이 더해지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분위별 양상도 뚜렷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114만원으로 전년보다 1.5% 줄었지만, 소비지출은 3.6%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23.2%), 식료품(21.2%), 보건(11.5%) 등 필수 지출 항목이 중심이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소득이 1188만4000원으로 5.6% 늘었으나, 소비지출은 2.1% 증가에 그쳤다. 교통·운송(-7.6%), 주류·담배(-3.3%), 의류·신발(-3.3%) 등에서 소비를 줄이며 지출 구조를 조정했다.
이로 인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32배로 전년 동기 5.98배 대비 0.34배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분기(6.45배) 이후 처음으로 6배를 넘어선 수치로 소득 불평등이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 과장은 "1분위는 소득이 줄어도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면서 소비가 늘었고, 5분위는 내구재 위주로 소비를 줄이며 지출을 통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소득 증가에 비해 소비 위축 흐름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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