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거법 2심] 허위 해명 유죄… 국힘에 남긴 ‘397억’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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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2-1부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두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이주희 기자
서울고법 형사2-1부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두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 사진=뉴시스. 그래픽=이주희 기자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죄질이 가볍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허위 해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변호사를 소개하고도 부인한 행위는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판단할 정보를 가렸고, 건진법사 전성배씨와의 오랜 친분을 숨긴 행위는 국정 운영에서 비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검증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두 발언은 항소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됐다. 당선무효형이 거듭 유지되면서 국민의힘도 형 확정 시 반환해야 할 약 397억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부담을 안게 됐다.

◇ ‘즉흥적 해명’ 주장 배척… 유권자가 받아들일 의미로 판단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황승태·김영현 고법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했다.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발언의 의미를 피고인이 의도했다는 뜻이 아니라 일반 유권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용한 어휘와 문장의 연결, 질문과 답변의 맥락을 종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온 즉흥적 발언을 폭넓게 보호한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발언이 이뤄진 상황부터 구분했다.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는 윤 전 대통령 혼자 언론인 패널의 질문에 특별한 시간적·형식적 제한 없이 답하는 자리였고, 불교리더스포럼 직후 문답도 보도된 의혹을 기자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이었다. 제한된 시간에 후보자 간 질문과 반론이 이어지는 토론회와는 달라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 소개 발언에서는 ‘소개’의 의미를 나눠 살폈다. 재판부는 선임을 전제하지 않고 당사자와 변호사를 연결해 접촉하도록 돕는 것은 ‘사실적 관점의 소개’, 사건의 위임계약 체결을 주선·중재하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법률적 관점의 소개’라고 구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거나”에 이어 “변호사를 소개할 위치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두 표현을 함께 보면 정식 선임에 관여한 사실뿐 아니라 변호사를 연결한 사실까지 부인한 것으로 유권자에게 이해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소개자는 윤대진 전 검사장이며 자신이 소개했다고 한 2012년 인터뷰는 후배를 보호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설명이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이뤄졌고 통화·문자 내역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소개와 선임의 차이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오랜 검사 경력과 대선 과정의 인터뷰 경험 등을 고려하면 소개 자체를 부인한 발언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객관적 사실과 어떻게 다른지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성배씨 관련 발언에서는 질문의 범위가 쟁점이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정 캠프 행사에서 배우자와 함께 만났는지에 답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당시 보도의 핵심이 전씨의 캠프 관여와 부부와의 친분이었으며 특정 행사에 배우자가 동석했는지는 기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이 관련 기사까지 언급한 만큼 질문의 취지도 이해했다고 판단했다. 직접 경험한 만남을 부인한 데 대해서는 허위라는 인식도 인정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모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선거비용과 기탁금 약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 뉴시스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모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선거비용과 기탁금 약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 뉴시스

◇ 국민의힘 ‘397억원’ 반환 부담… 확정 뒤 30일 안에 납부

국민의힘은 약 397억원의 선거비용 등 반환 부담을 안고 상고심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윤 전 대통령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제20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4억5,600만원과 돌려받은 기탁금 3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에 따라 대통령선거 정당추천후보자의 반환 의무는 그를 추천한 정당이 진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부담을 항소심의 감형 사유로 제시했다. 선거비용 반환이 후보자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정당 전체의 존립과 정치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선무효와 선거비용 반환을 선고형에 연동한 것은 공정한 선거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국회가 도입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불이익을 지나치게 고려하면 유·무죄나 양형 판단이 왜곡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환 의무는 이날 선고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선관위가 반환할 금액을 고지하고 국민의힘은 고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면 선관위는 중앙당 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장에게 징수를 위탁한다. 이후에는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가 진행된다.

분할 납부가 당연히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공직선거법의 해당 조항에는 분납 규정이 없다. 국세징수법에는 일정 요건 아래 재산의 압류나 매각을 유예하는 제도가 있지만 이를 선거비용 반환금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실제 승인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형이 확정될 경우 법정 기한 안에 납부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보유 자산이 있더라도 현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대출이나 자산 처분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 뒤 취재진에게 선거비용 반환 문제를 여야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 약 400억원을 반환할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은 양당이 마찬가지라며 “양 정당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좀 합리적으로 해결하시는 게 어떤가라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상고 방침을 밝혔다. 윤대진 전 검사장과 이남석 변호사의 증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전씨 관련 발언도 전체 맥락을 외면한 채 일부 표현만으로 형사책임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적 의혹에 대한 해명과 방어적 발언까지 사후적으로 재구성하여 형사처벌한다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며, 대법원에서 증거 판단과 법리 적용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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