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프로 23년 차, 4번의 FA를 거치며 통산 211억 원을 벌어들였다. 포수 골든글러브만 7차례 품에 안았고, 국가대표 마스크를 쓰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리그 역사상 최고 공격형 포수로 통산 363홈런,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도 썼다.
야구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명예를 손에 쥔 것 같지만,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의 손가락은 여전히 허전하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이래 2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데뷔 21년 만에 처음 밟았던 2024년 한국시리즈에서도 KIA 타이거즈의 벽에 막혀 1승 4패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리고 2026년, 강민호에게 다시 한번 숙원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의 모습을 본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특기였던 호쾌한 레그킥 동작이 사라진 채, 마치 연습 타격을 하듯 가볍게 배트 중심에 공을 맞혀나가는 간결한 스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부상이었다. 강민호는 현재 옆구리 부상을 품은 채 타석에 서고 있었다. 박진만 감독조차 선수 보호를 위해 출전을 말렸을 정도였지만, 간절한 우승 열망에 사로잡힌 베테랑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사실상 공격을 포기하고 포수만 전념해도 이상하지 않을 통증이었지만, 강민호는 간결해진 스윙 하나로 3, 4, 5차전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267(15타수 4안타)로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아프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옆구리가 터지더라도 만세를 부르고 나오기 전까지는 한번 해보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우승은 정말 제 꿈입니다. 이번에는 꼭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통증을 잊게 만드는 것은 오직 우승에 대한 간절함뿐이었다. 211억의 사나이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타석 위에서는 그저 우승이라는 꿈을 향해 몸을 던지는 한 명의 야구선수일 뿐이었다. 우승 반지를 향한 강민호의 투혼, 그 위대한 도전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해 달려간다.
[삼성 강민호가 옆구리 부상 속 타격하고 있다 / 광주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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