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넘어 최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대주주 변경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분 순위가 뒤바뀔 경우 한진칼을 둘러싼 양측의 견제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추가 매입하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 측은 이번 매입으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확한 보유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상장회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한 상태에서 주식을 추가 취득해 처음으로 최다출자자가 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현재 신고 내용을 심사하고 있다.
한진칼은 이날 최대주주 변경 관련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늦어도 내달 1일까지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0.42%포인트까지 좁혀진 격차…추가 매입에 순위 변동 주목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는 앞서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투자자다.
이후 호반은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호반그룹 지분율은 19.83%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20.57%보다 0.74%포인트 낮았다. 7월 10일에는 20.15%까지 높여 격차를 0.42%포인트로 좁혔다.
다만 호반이 최대주주로 확인되더라도 곧바로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이 우호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조 회장 측 지분에 델타항공 14.90%, 산업은행 10.58%를 단순 합산하면 46.05%다. 다만 두 주주가 모든 안건에서 조 회장 측과 동일하게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경영 참여 전환 여부가 변수
양측의 신경전은 주주총회 등에서 이어져 왔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확대 안건에 반대하며 경영진을 견제했다.
한진칼은 같은 해 5월 자사주 약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정하고 8월 출연을 마쳤다.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가 기금으로 넘어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권 방어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회사는 기금의 안정적인 운영 등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는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이 호반의 지분 확대를 공개적으로 경계하며 경영권 방어 의지를 밝혔다. 당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가결됐다.
호반그룹은 현재 한진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경영 참여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은 만큼 이번 매입이 경영권 경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향후 정확한 지분율과 보유 목적 변경 여부,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양측 관계를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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