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일본 산코증권 인수를 추진하며 현지 리테일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7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증권사지만 기존 고객과 점포망을 활용하는 인수는 아니다.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 등록 자격과 자기매매 기능을 유지한 소형사를 인수해 일본 금융투자업 진입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미래에셋은 해외 현지 금융사 인수와 모바일 투자 플랫폼 구축, 디지털자산 사업을 병행하며 국가별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관련 기사 : [MD포커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영토 넓히기…가상자산부터 日 증권사 M&A까지>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종속회사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를 통해 일본 오카산증권그룹이 보유한 산코증권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예정 금액은 한화로 약 476억원이다. 최종 인수 가격은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거래 종결 시점에 확정된다.
◇ 70년 역사 산코증권…리테일 조직 정리하고 라이선스·딜링 기능 유지
1953년 10월 설립된 산코증권은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본사를 둔 소형 증권사다. 2022년 일본 오카산증권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최근 구조조정을 거치며 개인 고객 대상 리테일 창구를 정리하고 자기매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결산 기준 산코증권의 순자산은 약 46억엔(약 390억원), 연간 순이익은 4800만엔(약 4억원)이다. 기존 고객 기반이나 사업 규모만 놓고 보면 대형 증권사와는 거리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산코증권을 인수하려는 배경으로는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 등록이 꼽힌다. 해당 등록은 일본에서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의 매매·인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사업 등록 지위다. 신규 진입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와 현지 법인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에 120억엔을 출자한다. 한화로 약 1006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약 476억원은 산코증권 지분 인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일본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잔여 출자금은 자체 전산망 구축 등 현지 사업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 자기매매 안착 후 리테일 확대…일본 온라인 증권 시장 진입 과제
미래에셋증권은 인수 이후 산코증권의 기존 자기매매 사업을 강화하고 현지 운영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이후 사업 체계와 조직을 정비해 개인투자자 대상 리테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개편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관심이 높아진 점도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오카산증권그룹과 상품·서비스 협력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다만 산코증권이 기존 리테일 고객과 지점망을 갖춘 증권사가 아니라는 점은 사업 확장의 과제다. 기존 영업 기반을 활용해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기보다는 자체 전산 인프라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하고 현지 고객을 새로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일본 온라인 증권 시장의 경쟁 강도도 만만치 않다. SBI증권과 라쿠텐증권 등 대형 온라인 증권사들이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라인증권도 경쟁 환경 속에서 사업 구조를 재편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구상하는 2027년 리테일 진출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지려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현지 고객 확보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 MAPS·디지털자산 사업 확대…글로벌 투자 플랫폼 구상
산코증권 인수는 미래에셋이 추진하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미래에셋은 해외 금융사 인수와 디지털자산 사업을 병행하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는 지난 6월 홍콩에서 공개됐으며, 10월에는 국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STOCK)의 명칭도 MAPS로 변경됐다. 디지털자산 사업에서는 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을 인수해 디지털엑스(Digital X)로 브랜드를 전환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28일 자체 토큰화 시스템을 활용해 1250만달러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고, 미국 자회사도 DTCC 토큰화 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온라인 증권 플랫폼 퍼블릭닷컴(Public.com) 운영사 인수 협상은 인수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지난 8월 중단됐다. 미래에셋은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산코증권 인수를 통해 현지 증권업 진입 기반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인허가와 기존 사업 기능을 실제 고객 확보와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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