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미군을 믿을 수 있나”라고 발언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을 향해 “국민은 장관을 못 믿겠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질의한 의원의 논리를 반문한 것이라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강 장관의 동맹 인식과 표현 모두 문제라고 맞섰다. 나아가 국방 수장의 말 한마디가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경질을 요구했다.
◇ 국민의힘 “혈맹 흔드는 국방부장관”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미군은 못 믿겠다는 국방장관, 국민은 장관을 못 믿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국방장관의 입이 73년 혈맹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맹의 방위공약을 국방 수장이 스스로 흔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미국조차 이란과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에 강 장관은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런 미군은 믿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강 장관은 이어 “신뢰가 보장된 가운데 전작권을 전환해 한국군 장성이 지휘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앞선 반문이 동맹인 미군의 역량이나 지원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발언의 전후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해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이란 전쟁을 평가하는 (성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미군을 못 믿겠다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고전을 전작권 전환 신중론의 근거로 삼은 논리에 반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대변인은 강 장관이 해당 발언 직후 양국 간의 신뢰를 강조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정 대변인은 “영상 전체를 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장관께서 후보자 시절부터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신뢰를 강조하셨는데 설마 그런 말을 하셨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발언의 의도나 맥락을 떠나 강 장관의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런 미군’이라는 표현은 어떤 맥락에서도 동맹에 대한 불신으로 들린다”며 “국방장관의 한마디는 곧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에 보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반문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발언의 파장을 덮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세는 한미 관계를 둘러싼 현안으로 이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의 한미 관계 ‘난기류’ 발언과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등을 거론하며 “동맹이 위태롭다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켜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 수장이 불신을 자초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전작권 환수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며 전작권 전환 속도전을 멈추고 강 장관을 즉각 경질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환수는 동맹의 신뢰와 충분한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며 “전작권을 정권의 일정표에 맞추려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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