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전주 대비 소폭 내린 수준이지만, 2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국제유가는 계속 출렁이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국내 가격을 누르고 있지만 장기화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지는 만큼, 출구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지난 18~2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857.1원이었다. 전주 대비 0.5원 내렸다.
경유도 소폭이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평균 판매 가격이 전주보다 0.3원 하락한 1842.5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3.55달러(3.14%)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
장중 배럴당 117달러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9월 초와 비교하면 약 20%, 올해 들어서는 90% 넘게 상승한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3.80달러(3.82%) 오른 배럴당 10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7일(현지시간) 기준으로는 중동 지역의 평화 회담 진전 기대감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67% 내린 배럴당 11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WTI는 전장보다 1.83% 하락한 배럴당 99.90달러로 마감했다.
스위스 은행 UBS는 불안정한 중동 공급 상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말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 수준에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정세와 외교 변수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변동은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흐름이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급격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10차 최고가격과 동일한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지정했다. 지난 6월27일 결정된 7차 가격 이후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석유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로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13일 제도를 도입했다.
핵심은 일시적 조치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7개월이 넘도록 종료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해 온 △중동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대 안착 등의 해제 검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서다.
정부는 지난 9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실제 기록한 2.9%보다 0.6%포인트(p) 높은 3.5%에 달했을 것이라 봤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제도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시적으로 소비자 물가 억제 효과가 있지만,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최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최고가격제는 중동 상황과 유가 동향, 민생 부담 등 전반적인 여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다"면서도 "장기화하면서 제기되는 재정 부담과 휘발유 소비 증가 우려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정 투입이 지속될 경우 짊어져야 할 예산상의 한계를 짚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 최고가격제를 6개월간 운영한다는 가정하에 정유사의 손실 보전을 위한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이후 시행 기간이 4분기까지 연장되는 상황을 가정해 내년 예산에 1조4497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손실 보전을 위해 편성한 예비비와 예산을 합치면 5조600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중동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환경 속 석유 최고가격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물론 정부도 일시적 조치가 아닌 상시화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은 만큼, 당장 제도를 종료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도 시행 7개월이 지나면서 부작용이나 재정 부담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단번에 종료하기 어렵다면 기존 제도를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주유소의 공급을 관리하기보다 취약계층이나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분야에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제도를 손보고 점진적, 단계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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