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3분기(7∼9월) 항공업계 국제선 여객 수요를 살펴보면 동북아시아 국가는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환율과 유가, 날씨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3분기 아시아권에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늘어난 국가는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몽골 △마카오 등 대부분 동북아 국가다. 동남아 국가를 살펴보면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 △베트남 △필리핀 △태국(타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등 대부분은 3분기 국제선 항공편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동북아 국가 중에서 일본과 중국, 대만 3개국은 여름 휴가철인 3분기 국제선 여객 수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각각의 노선 여객 수는 △한국∼일본 802만9,600명 △한국∼중국 587만5,000명 △한국∼대만 171만3,3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노선 여객 성장률은 △일본 23.3% △중국 23.9% △대만 21.0% 등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동기간 홍콩 노선 여객은 전년 대비 16.9% 늘어난 92만6,700명, 몽골 노선은 1.7% 증가한 34만1,500명, 마카오 노선은 2.9% 늘어난 12만4,600명의 여객이 이용했다.
특히 동북아 국가 노선 중 일본 노선은 올해 최고 인기 국제선이며, 이는 한여름철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먼저 일본정부관광국(JNTO) 집계 일본 관광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일 한국인 수는 826만2,700명으로 역대급을 기록 중이다. 올해 1∼9월 한국→일본 출국 항공편 이용객은 총 1,201만2,555으로 집계됐는데, 방일 한국인 중 선박 이용자 일부를 제외하더라도 일본행 항공편의 한국인 비중은 대략 65% 이상에 달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름철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 열도 특성상 최북단 홋카이도(북해도)나 바로 아래 도호쿠(동북) 지방을 제외하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가 특징이다. 그럼에도 한여름인 3분기 방일 한국인 수는 △7월 89만4,700명 △8월 85만500명 △9월 84만2,300명으로 총 258만7,500명에 달했다. 전년 대비 방일 한국인 증가율은 △7월 31.9% △8월 28.7% △9월 25.6%를 기록했다.
올해 방일 한국인 가운데 여름철인 3분기 수요가 31.3%로, 사실상 계절에 무관하게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행객 사이에서 일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환율과 국제유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월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3월까지 발권한 항공권의 경우 유류할증료 부담이 미미했지만, 국제유가 인상분이 반영되기 시작한 4월부터는 항공권 발권 시 따라 붙는 유류할증료가 급격히 치솟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유류할증료 단계를 0∼33단계로 설정하고 있는데, 4월 발권 기준 국제선 항공편 유류할증료는 18단계로 3월 발권(6단계) 대비 12계단이나 올랐다. 5월 발권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치솟았다.
이렇다보니 올해 하반기 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들은 가까운 국가로 눈을 돌렸다. 특히 일본은 올해 초부터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를 맴돌아 여행자 입장에서는 경비 부담이 적은 해외여행지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엔화 환율은 올해 1월 2일 매매기준율로 100엔당 922원대로 출발했고, 올해 엔화 최고점도 지난 6월 974원 수준이다. 이어 하반기가 시작된 7월 초에는 100엔 환율이 950원 아래로 떨어졌고, 7월 말에는 900원대 벽이 무너지며 100엔당 89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렇다 보니 위스키나 일본 패션 브랜드 의류·신발, 명품 브랜드 반지·목걸이·가방 등을 사려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일본 노선 신규 취항 행보도 보이고 있어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들이 최근 신규 취항을 했거나 현재 준비 중인 일본 노선은 △대한항공 인천∼오이타·히로시마 △제주항공 인천∼센다이·가고시마·하코다테 △이스타항공 인천∼가고시마 △에어로케이항공 청주∼마쓰야마 등이 있다.
지난 25일 동계스케줄 시작에 발맞춰 대한항공은 인천∼오이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천∼가고시마 노선 운항을 개시했다. 이어 12월에는 대한항공이 인천∼히로시마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제주항공은 겨울철 수요 공략을 위해 인천∼하코다테 노선에 복항한다. 내년 1월부터는 에어로케이가 청주∼마쓰야마 노선에 정기편을 편성해 본격적으로 운항한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국내 항공사들의 새로운 일본 노선 신규 취항, 그리고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한동안 일본 여행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올해 연말까지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고 있어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인 여행객들의 방한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올해 한중 노선 수요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초 환율이 1위안 기준 200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시작했다. 최근 3년 위안화 환율을 살펴보면 대체로 1위안은 180∼190원을 기록했는데, 이에 비해 올해 위안화 환율은 다소 높다. 그럼에도 중국 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전히 물가가 우리나라 대비 저렴한 점과 무비자라는 점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끄는 요인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여기에 방한 중국인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3분기 들어 급격히 늘었다. 올해 월별 방한 중국인 수는 △1월 42만명 △2월 50만명 △3월 50만명 △4월 57만명 △5월 56만명 △6월 65만명 등 상반기 대체로 성장 곡선을 그렸고, 이어 하반기 들어 7월과 8월 각각 78만명, 83만명 등으로 급증했다. 방한 외국인 중에서 중국인이 1위다.
대만은 올해 방한 외국인 3위에 올랐는데, 6월부터 여객 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이 시점은 대만 국적 항공사인 스타럭스 항공이 한국 노선 취항과 맞물린다. 1∼5월 월별 방한 대만인은 20만명 미만에 머물렀는데, 6월 22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어 7월과 8월 방한 대만인은 각각 26만명, 24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스타럭스가 부산∼타이베이 및 부산∼타이중 노선 신규 취항으로 대만인들의 부산 여행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대만 여행 수요는 꾸준하다. 대만은 중국과 문화가 비슷한데, 여행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대만은 중국처럼 알리페이나 고덕지도 등 중국 전용 앱을 사용하지 않고 구글맵이나 우버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만 역시 위스키가 저렴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대만의 위스키인 카발란이 유명해 일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높다.
홍콩과 마카오는 여름철이 비수기로 꼽힘에도 3분기 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두 지역은 4분기부터 여행 성수기에 접어드는데, 연말 홍콩과 마카오를 찾는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시장은 3분기 부진한 모습이다. 3분기 여객 수요 감소 폭이 큰 나라를 살펴보면 대체로 6∼9월 기간 강수량이 집중되는 우기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있다.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노선 여객 수 감소율은 각각 23.3%, 23.7%, 29.2% 등 양국을 오간 여객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여름철 여행객들의 관심이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세 나라에 비해 베트남과 싱가포르의 3분기 여객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라가 남북으로 긴 베트남은 기후가 지역별로 다르고, 우기 시기도 지역별로 다르다. 이러한 점은 계절별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꾸준한 여행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국∼베트남 노선은 올 3분기 여객 수요가 231만명으로, 일본·중국에 이어 여객 수요가 세 번째로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분기 여객 감소율은 9.1%로, 그나마 낮은 편이다.
싱가포르는 6∼9월 기간이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 꼽히는데, 올 3분기 한국∼싱가포르 노선 여객은 48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감소율이 낮은 수준이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 올 3분기 여객 수요가 10% 이상 증가한 지역도 존재한다.
인도네시아 노선은 올해 3분기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와 대표 휴양지 발리는 남반구에 위치해 7∼9월 기간이 여행 적기로 알려진다. 국내 항공사들 중에서는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이 인천∼발리(덴파사르)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올해 들어서는 트리니티항공(전 티웨이항공)이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새롭게 취항했다. 여행객들의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올해 3분기 인도네시아 노선 여객이 늘어나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부터 동계스케줄이 시작됐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못하고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항공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만큼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등 대외 변수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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