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10일 참가한 경포 마라톤 현장, 하프 코스를 달릴 때 무선 이어폰은 든든한 동반자였다. 숨이 차고 힘겨운 와중에 일정한 박자의 음악은 지루함을 달래줬다. 뿐만 아니라 500m 간격으로 현재 달리기 속도를 알려줘 페이스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러닝 열풍’이 거세지면서 무선이어폰은 러너들에게 있어 없어선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주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오픈형 무선이어폰’ 시장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 애플 등 국내외 주요 가전업체들의 관련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야외 활동 증가에 ‘오픈형 이어폰’ 대세… 실제 운동효과도↑
글로벌 오픈형 무선이어폰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은 정체된 상태다. 하지만 오픈형 제품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러닝, 등산, 사이클 등 운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야외 활동에 적합한 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닝 등 야외 활동 증가와 오픈형 무선이어폰 수요 증가는 무관치 않다. 대다수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실제 조사로도 증명된 사례다.
미국 러닝화 브랜드 ‘브룩스’는 자사 직원, 러닝 커뮤니티 구성원, 소속 운동선수 등을 대상, 달리기 활동 중 음악 청취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68%의 응답자가 달리기 중 음악 콘텐츠를 즐긴다고 답했다. 음악 청취가 러너들에게 운동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러닝이나 운동 중 음악을 듣는 것은 단순 기분 전환 이상 효과를 낸다. 호주 서던 퀸즐랜드대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음악 청취는 운동 수행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운동 강도를 실제보다 덜 힘들게 느끼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여러 무선 이어폰 모델 중 하필 ‘오픈형’ 수요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옴디아는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개방형 구조’가 주요하다고 분석했다. 러닝, 사이클 등 야외 운동의 경우 차량, 보행자 등 주변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 ‘미국 로드러너스클럽(RRCA)’도 러닝 중 주변 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어폰 음량을 낮추라고 권고한다.
이때 오픈형 무선이어폰은 주변 상황 인지 능력이 기존 제품 대비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장시간 운동할 때의 착용 편의성’도 장점이다. 오픈형 무선이어폰은 귀를 막지 않는 구조다. 때문에 장시간 착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달리면서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다.
◇ 삼성전자, 트렌드에 맞춰 ‘갤럭시 버즈 온’으로 시장 공략 강화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도 오픈형 무선이어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삼성전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 버즈 온(Galaxy Buds On)’의 제품 전략과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 1일 처음 공개된 갤럭시 버즈 온은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이다. 귀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클립형 폼팩터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장시간 착용해도 귀에 부담이 적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는 “러닝을 하실 때 기존 이니어 타입 이어폰을 사용하면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당황하신 경험이 있으실 것”이라며 “갤럭시 버즈 온은 착용 후 주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어 안전한 러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온에서 디자인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귀 모양에 맞춰 최대한 편안한 착용감을 유지하기 위해 인종, 연령, 성비 등을 고려한 1억1,900만개의 귀 구조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무게 분산, 압력 분산 등을 고려해 최적의 디자인을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형상기억합금 소재를 밴드에 적용, 운동 중에도 안정적으로 밀착되도록 설계했다.
남현정 프로는 “사람의 귀는 손가락 지문처럼 모두 조금씩 다르게 생겨 이어폰들의 착용감도 개인차가 크다”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활용을 통해 최적의 착용감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명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그룹장은 “갤럭시 버즈 온은 착용감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편안함과 고정력을 동시에 잡아낼 수 있도록 많은 기술력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수 능력’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갤럭시 버즈 온의 방수 등급은 ‘IP54’다. 이는 먼지 유입을 제한하고 사방에서 튀는 물에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땀이나 가벼운 빗방울에는 어느 정도 저항력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쟁사 ‘샥즈’의 오픈형 무선이어폰 ‘오픈닷 2’의 경우 방수 등급이 IP57로 더 높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자체 기존 제품인 갤럭시 버즈 시리즈 일부 제품보다도 방수 등급은 낮다. 올해 출시한 ‘갤럭시 버즈4 프로’의 방수 등급은 ‘IP57’다. 2024년 출시된 ‘갤럭시 버즈3’도 동일 방수 등급으로 갤럭시 버즈 온보다 높다.
남현영 프로는 “이니어 타입 무선 이어폰은 귀를 막다 보니까 거기에 습기가 차는 구조로 방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갤럭시 버즈 온은 클릭형으로 귀를 막지 않고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은 많이 해결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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