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실적이 가장 중요” 손든 정상혁 신한은행장…‘연임 갈림길’ 금융사고 책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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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세훈 수석부원장, 정 은행장.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상반기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며 실적 성과를 거뒀지만,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연임 가도에 변수가 생겼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창민 의원이 정 행장이 경영평가에서 실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한 가운데, 내부통제 미흡과 보안 투자, 피해 보상은 물론 임원 성과급 환수와 경영진 배상 책임까지 도마에 올랐다. 정 행장은 연임 의사에 즉답하지 않은 채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 리딩뱅크 탈환했지만…연임 변수 된 금융사고

20일 <마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정 행장의 경영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리딩뱅크 탈환이다. 신한은행은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을 기록해 KB국민은행(3조2518억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이듬해 다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올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 2조4585억원으로 KB국민은행(2조2254억원)을 앞서며 1분기에 이어 선두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다. 순이자마진(NIM)은 1.60%로 5bp 상승했고, 이자이익은 4조8888억원으로 9.5% 늘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임기 및 연임 타임라인 /챗GPT 이미지 생성, 내용 정리=최주연 기자

2023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정 행장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4년 말 2년 연임을 보장받았다. 은행장 임기가 통상 ‘2+1년’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은행장 평가 기준이 실적을 넘어 최근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세대교체 등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특히 이번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정 행장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개선과 별개로 내부통제 책임을 어떻게 이행했는지가 차기 은행장 선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실적이 가장 중요” 지적에 연임 의사 즉답 피해

전날 국감장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정 행장의 연임 의지를 직접 거론했다. 한 의원은 앞선 이광일 의원의 질의에서 정 행장이 경영성과 평가와 관련해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로 손을 든 점을 언급하며, 고객정보 보호와 내부통제 책임도 경영진 평가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고객 정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내부통제 관리 책임도 미흡한 은행장이 있다면 연임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연임 의사가 있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정 행장은 “연임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지금은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어떤 게 책임 있는 행장들의 모습인지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감장에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453억원 가운데 317억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70%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됐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쳐

보안 예산 집행과 피해 보상도 쟁점이 됐다. 한 의원은 신한은행의 보안 예산 집행률이 69.9%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사고 발생 이후 보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면피용 아니냐”고 비판했다. 2차 피해 발생 시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말장난’ 아니냐며 강도 높게 따져 물었다.

정 행장은 고객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2만5000명에 대해 전액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성과급 환수·경영진 배상 책임까지 도마

김현정 의원은 반복된 금융사고에도 경영진이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 행장 취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638억원, 외부인 대출 사기 173건, 금융당국 제재 12건 등이 발생했다고 제시했다. 이번 고객정보 유출 규모도 2만5727건으로, 국민은행 153건과 하나은행 89건을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의원은 반복된 금융사고에도 신한은행 경영진이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쳐

보안 투자와 관리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453억원 가운데 317억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70%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안 담당 임원뿐 아니라 보안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고 관리할 책임은 은행장에게 있다며 내부통제 실패를 인정하는지 물었다.

정 행장은 “이번 해킹은 기존의 패턴과는 좀 틀린 부분이 있었고 AI의 공격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임원 성과급 환수 문제도 제기했다. 신한은행 내부 규정에는 손실 발생 시 지급 예정 성과급을 실현된 손실 규모에 따라 재산정하도록 돼 있지만, 최근 2년간 임원 성과급 삭감·환수 실적은 없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정 행장에게 지급 예정인 성과연동 주식 5만4761주 가운데 취소된 주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영진이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은행에 손해를 끼친 경우 배상하도록 한 내부 규정을 언급하며, 고객 피해 보상은 은행이 부담하는 반면 경영진의 책임은 별도로 다뤄지지 않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 행장은 경영진 배상 책임과 관련해 “결과에 따라서 배상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상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금융당국의 감사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에도 정 행장은 김 의원의 “3연임 도전하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 전현희 “해외서 경고 받고도 국내 점검했나”

한편 전현희 의원은 해외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지적받고도 사고 예방 조치가 충분했는지 추궁했다. 전 의원은 중국과 멕시코에서 유사한 문제로 제재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사고 발생 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물었다.

정 행장은 “일부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현지 법인에서 후속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현지 법인의 조치에 그치지 않고 국내 보안 시스템까지 점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에 차단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사고가 발생했다며 “관리·감독 소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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