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정 운영을 위한 소통이라는 견해와 수사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은 국무회의 참석과 관련해 ‘관계 기관과 협의 후’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국무회의 참석을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사안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모습이다.
◇ ‘국정 방향 공유’ vs ‘수사 개입 우려’
김 청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중수청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무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 “관련 법령과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적절히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정부조직법상, 그리고 헌법에 의해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청장의 대답은 이에 대한 명확한 ‘동의’라고 보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
그가 국무회의 참석과 관련해 이같은 반응을 보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발언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자칫 수사가 정치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김 청장은 과거 검찰의 ‘수사권 남용’과 같은 폐해가 발생한 기저엔 ‘수사의 정치화’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중수청장으로서 기관 운영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발언인 셈이다.
수사기관장은 수사 독립성 침해 등을 이유로 관례상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각 부처뿐 아니라 외청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지시했고, 이들도 본격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는 중수·공소청장 직무대행이 기관 출범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다시는 정치권력에 의해 수사·공소 기능이 악용되거나 휘둘리거나 원래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동시에 정치권에선 우려도 커졌다. 국정 방향을 공유할 뿐 수사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 참석 자체가 관여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다. 국정 방향의 공유가 국무회의 배석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한 거부감도 나왔다. 이전 정부에선 이러한 원칙이 지켜져 왔기 때문이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직접 얼굴을 보고 압력을 받아야 국정 운영 방침이 공유되느냐”라고 지적했다.
검찰 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수사 권력이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던 만큼, 이번 사안을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휘·감독권자인 소속 장관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개별 수사·공소 기관장을 국무회의에 직접 배석시키는 것은 헌법상 부처 통제 원칙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이 수사 기구를 직접 직할·소통한다는 불필요한 오해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이를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연결 지어 공방의 소재로 삼고 있다. 정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16일 논평에서 “구체적인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수사·공소기관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