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 부산 영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4만 톤급 거함이 천천히 선두를 돌렸다. 미 해군 항공모함에 탄약과 연료를 대는 핵심 보급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함이다. 올 초 영도조선소에 입항했던 이 배가 모든 작업을 끝내고 무사히 출항길에 올랐다. 국내 중형조선사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을 직접 받아 성공시킨 첫 사례다. K-방산과 K-조선의 영토가 ‘새 함정 건조’를 넘어 글로벌 정비 시장으로 본격 확장되는 이정표라는 평가다.
HJ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정비를 진행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함이 모든 작업을 마치고 부산항을 출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HJ중공업이 지난해 12월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 및 해상수송사령부(MSC)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정비 대상은 약 4만 톤급 군수지원함으로, 올해 1월 영도조선소에 입항한 뒤 선체와 주요 시스템 점검, 설비 유지보수, 부품 교체 등의 작업을 받았다.
정비 과정에서는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작업도 발생했다. HJ중공업이 기존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결함과 정비 필요 사항을 확인해 개선 방안을 제안했고, 미 해군이 이를 수용하면서 작업 범위가 확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초 4월로 예정됐던 정비 완료 시점은 10월로 늦춰졌다. 최초 계약기간이 3개월 남짓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사업 기간이 약 9개월로 늘어난 셈이다. 추가 작업에 따른 계약 금액도 증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HJ중공업은 정비 범위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미 해군과 작업 일정 및 공사 내용을 조율해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MRO 사업을 지켜본 미 해군 역시 HJ중공업의 정비 품질과 기술력, 계약 수행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미 해군 측에서도 정비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비를 마친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길이 210m, 폭 32m 규모의 군수지원함이다. 항공모함과 전투함 등에 탄약과 식량, 화물 및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대 보급 능력은 탄약·식량·화물 6,000톤, 연료 2,400톤이다.
HJ중공업은 이번 사업에서 확보한 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미 해군과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잦은 일정 변경과 공사 범위 확대에도 미 해군과 긴밀히 협의하며 첫 MRO 사업을 마무리했다”며 후속 수주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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