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일본에서 실제 지진이 관측되지 않았는데도 홋카이도와 수도권 등 광범위한 지역에 긴급지진속보가 발령됐다가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일부 휴대전화에서는 경보 발령 당시뿐 아니라 취소 안내에도 동일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긴급재난문자 전달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일본 기상청의 긴급지진속보 발표 기록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6분께 쿠릴열도(千島列島)를 진원으로 하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일시 추정됐다.
당시 시스템이 추정한 지진 규모는 매그니튜드(M) 9.9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발생한 지진의 규모가 아니라 긴급지진속보 산출 과정에서 제시된 추정값이다. 기상청 공식 기록에는 해당 지진의 관측 최대 진도가 표시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2시 40분 2.6초와 40분 41.6초에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발표했다. 경보 대상에는 홋카이도와 도호쿠, 수도권을 포함한 간토, 호쿠리쿠, 도카이 등의 지역이 포함됐다.
긴급경보가 전달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에 특유의 큰 경고음과 함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알리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그러나 실제 강한 흔들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후 앞서 발령된 긴급지진속보를 취소한다는 안내가 전달됐다.
특히 이번에는 취소 안내에도 최초 경보와 같은 큰 경고음이 울린 사례가 확인됐다. 일본 현지에서 아이폰으로 경보를 수신한 이용자는 최초 긴급지진속보와 취소 안내 모두에서 동일한 경고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긴급지진속보의 취소 사실을 수신자에게 알리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취소 안내에도 최초 발령과 동일한 경고음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휴대전화 긴급재난문자는 기상청이 발표한 정보를 이동통신사를 통해 특정 지역의 단말기에 일제히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취소 안내에 같은 경고음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통신사의 메시지 전송 방식과 단말기의 경보 처리 구조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지진이 없는데도 긴급지진속보가 발표되는 일은 과거에도 발생했다.
2016년 8월 1일 일본에서는 지바현 후쓰시의 지진 관측 장비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실제 지진이 없었음에도 광범위한 지역에 최대 진도 7을 예상하는 긴급지진속보 예보가 발표됐다.
당시 기상청 조사 결과 지진계 전원부 고장으로 출력 데이터가 급격하게 변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기상청은 이후 비정상적으로 큰 관측 신호를 제외하고 지진 규모 추정에 상한을 두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일본의 긴급지진속보는 지진 발생 직후 관측된 초기 지진파를 분석해 강한 흔들림이 예상되는 지역에 신속히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기상청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원칙적으로 두 곳 이상의 지진 관측점에서 지진파가 관측되고, 최대 진도 5약 이상 또는 장주기 지진동 계급 3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한다.
이는 단일 관측 장비의 고장이나 낙뢰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사례처럼 실제 관측 진도 없이 규모 9.9라는 극단적인 추정값이 산출된 과정과 긴급경보가 광범위하게 전달된 경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기술적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잘못된 경보를 취소하는 과정에서도 최초 발령과 같은 경고음이 사용될 경우 시민들이 새로운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긴급경보와 취소 안내를 구분하는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번 경보의 구체적인 오발령 원인과 취소 안내의 경보음 처리 방식이 시스템 오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