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등의 아픔을 다시 느끼지 말자고.”
전상현(30)은 시즌 막판 KIA 타이거즈 불펜의 구세주였다. 후반기 들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의리가 난조를 보이자 이범호 감독은 집단 마무리를 택했다. 그런데 시즌 막판 불펜이 안정감을 찾았고, 전상현이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게 컸다.

전상현은 시즌 초반 약 2개월간 늑간근 부상으로 개점휴업했다. 그래도 올 시즌 46경기서 4승2패4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2.33으로 맹활약했다. 부상 복귀 후 기록만 보면 41경기서 평균자책점 1.47. 실제적으로 KIA 불펜 중에서 가장 안정감이 있었다.
전상현은 데뷔 초반엔 140km대 후반의 공을 뿌렸으나 서서히 구속이 떨어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포심 평균구속은 고작 142.4km, 그러나 익스텐션이 길어서 구위가 좋은 스타일이다.
2024시즌 중반 포크볼 그립을 바꿔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올해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안정감이 대단했다. 피안타율이 각각 0.115, 0.205에 불과했다. 포심 구속이 느린데 우수한 두 변화구로 먹고 살았다고 봐야 한다. 또 제구력이 좋다.
특히 LG와의 3~5일 잠실 3연전과 12일 광주에서 열린 3위 결정전 등 고비마다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KIA 뒷문을 지켰다. 약점이던 뒷문이 전상현이 마무리로 자리매김하자 안정감을 찾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KIA의 큰 수확이다. 이범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전상현을 마무리라고 못 박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시점에선 여지없이 전상현을 투입할 전망이다.
전상현은 12일 LG와의 시즌 최종전 직후 “우리 선수 모두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싶었다. 엄청 간절했다. 그 간절한 마음이 하나가 돼 좋은 결과가 있었다. 우리 팀이 시즌 시작할 때 평가가 하위권이었다. 9등, 8등 막 이랬는데 전력이 약한데도 3위에 오를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뿌듯하다. 선수들, 팬들, 감독님, 코치님 모두 고생하셨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저평가가 전화위복이 됐다. KIA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악물고 시즌을 준비했다. 예년과 달리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전상현은 “저희가 2024시즌 우승하고 작년에 8등을 했기 때문에 그 아픔을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안다. 그 아픔을 느끼지 말자도 많이 얘기했다. 모든 선수가 잘해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자신에겐 인색했다. 전상현은 “부상으로 두 달 정도 빠졌기 때문에…그런데 복귀하고 결과가 잘 나와서 만족보다 위안을 삼았다. 점수는 60점이다”라고 했다. 60점이라고 하기에 전상현의 올 시즌 팀 공헌은 엄청나게 높았다.
시즌 막판 활약은 특히 의미 있었다. 전상현은 “연투하거나 투구수가 많아지면 구위가 떨어졌는데 잠실 3연전부터 많은 경험이 됐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좋은 경험을 했다”라고 했다.

17일부터 준플레이오프다. 그리고 상대가 또 LG 트윈스다. 전상현은 이번 가을야구서 KIA 뒷문을 책임진다. “중압감이나 부담감보다 보너스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