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국립대병원 감사보고서 '검은색 가림'의 허점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립대병원이 자체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환자 이름과 진료 내용 등 민감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단순한 실수 수준을 넘어 비식별 처리와 공개 전 검증 절차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 공공감사포털에 게시된 국립대병원 감사보고서에서 개인정보가 다수 노출됐다고 밝혔다.


일부 보고서는 개인정보를 검은색 도형으로 가렸지만 원본 텍스트를 삭제하지 않아, 가려진 부분을 복사하면 환자 이름 등이 다시 확인되는 방식이었다. 수술 동의서와 조직검사 비용 청구 내역, 직원 가족의 진료 및 감면 내역 등이 실명과 함께 공개된 사례도 있었다.

경북대병원에서는 이같은 방식으로 543명의 이름이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원본 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채 가림 표시만 적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개 전 비식별 처리 확인 절차 역시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충남대병원 감사보고서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환자안전사고 96건의 환자 이름과 투약·낙상 등 사고 유형뿐 아니라 사고를 보고한 직원의 이름과 사번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의원은 충남·경북·충북대병원에서 이처럼 민감정보를 형식적으로 가린 감사보고서가 총 122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원실이 지난 3일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누구나 해당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었고, 실제 다운로드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충남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치료 부실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어치료사가 아동을 치료실에 둔 채 휴대전화를 보는 등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건과 관련해, 병원이 확인한 치료기록 404건 가운데 401건에서 실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충남대병원 측은 해당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한 뒤 해고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언어치료실에 관찰창을 설치하고 보호자 동반 치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서는 국립대병원의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환자정보를 다루는 내부 관리체계와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부각됐다. 특히 감사자료 공개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된 만큼, 사후 삭제보다 공개 전 비식별 검증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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