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 지구적 과제인 ‘탄소중립’은 단순히 기후·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과 산업의 발전 및 성장에 있어 새로운 기회이자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지며 주도권 선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야심차게 꺼내들었다. 향후 10년간 무려 1,000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 전방위 전환에 1,000조 지원… 10대 시그니처 프로젝트엔 220조 투자
정부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형 녹색대전환 전략 국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격 발표된 K-GX 전략은 필수 과제로 떠오른 탄소중립을 비용과 규제의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말 그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미래 녹색산업 분야를 선점하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며 국가 위상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10년간 1,000조원이 투입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22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K-GX 전략의 3대 추진 방향은 △신성장동력 K-GX △모두의 K-GX △지속가능한 K-GX로 설정됐다.
‘신성장동력 K-GX’는 연구개발과 제조업 AI 대전환 등을 기반으로 GX 핵심기술을 확보해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도모한다. 여기엔 △산업구조의 탈탄소 전환 △녹색제조 3대 강국 도약 △미래시장 조성 및 인력양성 등이 주요 정책과제로 담겼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탄소 배출이 많은 5대 업종(철강,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기술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무탄소 모빌리티 전환을 가속화하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조기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대표 10대 녹색산업(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SMR, 전력기기, 전력반도체, 히트펌프, 수소, CCUS)’를 집중 육성한다. 이 같은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엔 민간 차원에서 약 220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망 기후테크 기업을 발굴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순환경제 신시장 기반을 마련하고 순환공급망을 구축해 GX 밸류체인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공조달을 확대하는 등 녹색·저탄소 제품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수출 확대도 적극 지원한다. 또한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청년 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할 계획이다.
‘모두의 K-GX’는 지역성장 견인과 국민 모두가 혜택을 나누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주요 정책과제는 △지역성장 견인 GX △상생과 포용의 GX △국민참여의 GX로 나뉜다.
먼저, 5극3특 중심으로 지역특성·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지역 GX 대표모델을 발굴하고, 산단·클러스터를 녹색산업 지역 거점으로 삼는다. K-GX 전략이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곳곳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전환업종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기후리스크 평가체계를 개발해 진단 및 지원방안도 갖출 예정이다.
또한 많은 국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K-GX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녹색소비·교통 특화 카드를 출시하고, 관련 국민캠페인도 진행한다. 햇빛소득마을과 바람소득마을 등 이익공유 모델의 발굴 및 확산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전폭적 정부 지원 △민간 투자 생태계 조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주요 정책과제로 둔 ‘지속가능한 K-GX’는 정부의 지원과 정책, 민간의 적극적 투자 생태계 조성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K-GX 전략에 향후 10년간 재정 200조원, 기후금융 790조원 이상 등 총 1,000조원의 지원을 추진한다. 전환금융 모범규준을 마련해 녹색·전환금융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기후가치평가 모델 정교화와 시범사업 추진 등을 바탕으로 혁신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촉진시키는 등 투자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선다. 아울러 K-GX 전략 전반과 관련된 법적 근거 마련과 민관합동 협의체 기반의 이행점검 및 추진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인용했다. ‘탄소중립’이란 과제와 이를 둘러싼 각종 글로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인 만큼, ‘녹색시장’을 선점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는 환경보전과 경제성장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를 추종하던 기존 추격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이 직접 판을 짜는 설계자·선도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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