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가 쏘아 올린 ‘우주 수송 강국’의 꿈

시사위크
지난 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Korea Space Launch Vehicle-Ⅱ)’의 5차 발사가 완벽한 성공을 이뤘다. 이번 5차 발사 성공은 단순히 로켓 발사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 가장 많은 ‘수하물’을 운반한 발사체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 우주항공산업계에선 ‘한국형 스페이스X’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Korea Space Launch Vehicle-Ⅱ)’의 5차 발사가 완벽한 성공을 이뤘다. 이번 5차 발사 성공은 단순히 로켓 발사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 가장 많은 ‘수하물’을 운반한 발사체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 우주항공산업계에선 ‘한국형 스페이스X’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Korea Space Launch Vehicle-Ⅱ)’의 5차 발사 성공에 한국 우주산업계가 축제 분위기다. 역대 다섯 차례 누리호 발사 중 가장 순조롭게 진행됐다. 발사 지연이나 기술적 문제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2010년 개발 착수 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부터 우주항공청, 민간기업 300여 곳의 노력이 담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특히 이번 5차 발사 성공은 단순히 로켓 발사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 가장 많은 ‘수하물’을 운반한 발사체라는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누리호는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 5기와 큐브위성 10기를 포함, 총 15개 위성을 우주로 쏘아보냈다. 국내 발사체 중 가장 많은 탑재량이다.

이에 우주항공산업계에선 ‘한국형 스페이스X’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물론 발사체 재활용, 발사 비용 저감, 인재 확보 등은 남은 과제다. 하지만 국내서도 미항공우주국(NASA).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우주 연구기관·기업 탄생의 초석은 마련된 셈이다. 이에 국내외 우주업계 관계자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누리호는 길이 47.2m, 총 중량은 200톤이다. 국내서 발사된 우주발사체 중 가장 크고 무겁다. 탑재된 위성부 전체 중량은 약 1,071kg에 달한다. 위성사출장치 등을 포함한 수치다. 사진은 누리호 5호 3단에 장착이 완료된 초소형군집위성 5기(2~6호). / 사진=KAIST,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번 발사에 사용된 누리호는 길이 47.2m, 총 중량은 200톤이다. 국내서 발사된 우주발사체 중 가장 크고 무겁다. 탑재된 위성부 전체 중량은 약 1,071kg에 달한다. 위성사출장치 등을 포함한 수치다. 사진은 누리호 5호 3단에 장착이 완료된 초소형군집위성 5기(2~6호). / 사진=KAIST,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위성 15기 싣고 우주로… ‘한국형 스페이스X’ 가능성 높인 누리호

이번 발사에 사용된 누리호는 길이 47.2m, 총 중량은 200톤이다. 국내서 발사된 우주발사체 중 가장 크고 무겁다. 탑재된 위성부 전체 중량은 약 1,071kg에 달한다. 위성사출장치 등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 2021년 1, 2차 발사 당시엔 위성모사체를 포함해 1,500kg을 탑재했었다. 하지만 이번 5차 발사에 사용된 누리호는 실제 위성만을 탑재했다. 따라서 실전 임무로는 최대 규모다.

1톤이 넘는 위성부를 탑재한 총중량 200톤의 누리호가 우주로 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고추력 액체엔진’과 ‘엔진 클러스터링(Clustering, 군집화)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 총 300톤중(약 2,942kN)의 추력을 발생시킨다. 이는 발사체 자체 무게의 약 1.5배에 달하는 힘이다. 거대한 발사체를 지상에서 들어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특히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은 해당 국가의 우주발사체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여러 개의 엔진을 묶을 경우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안정성 제어는 매우 어렵다. 각 엔진이 하나의 엔진처럼 동일한 추진력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연료와 산화제를 모든 엔진에 똑같은 요구 조건으로 공급해야 한다. 즉,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의 클러스터링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증명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향상된 수송 능력, 우수한 엔진 기술을 확보한 만큼 누리호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스페이스X 프로젝트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2029년 달 궤도 통신위성을, 2030년에는 소형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35년엔 화성 궤도선까지 누리호를 통해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지자체도 한국형 스페이스X 프로젝트의 적극 지원에 나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7일 고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우주수송 중심지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광주시는 2022년 우주산업 클러스터 발사체 특화지구에 지정된 바 있다. 현재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민간발사장, 발사체기술사업화센터, 엔진연소시험시설 등 우주산업 핵심 인프라 구축을 2030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이번 성공을 발판 삼아 K-스페이스X 시대를 향한 걸음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며 “재사용발사체의 거점이 될 제2우주센터 유치에 온 힘을 모으고, 대한민국 우주 강국의 길을 전남광주가 앞장서 열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우주발사체의 수송기술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더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은 오는 2030년엔 올해 대비 약 2배 성장한 244억2,000만달러(약 32조7,39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15.2% 수준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우주발사체의 수송기술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더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은 오는 2030년엔 올해 대비 약 2배 성장한 244억2,000만달러(약 32조7,39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15.2% 수준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급성장하는 우주 수송시장… 국내 위성산업도 ‘낙수효과’ 기대

누리호 5차 발사 성공과 함께 한국형 스페이스X를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산업 경쟁력은 ‘인공위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우주에 쏘아올릴 수 있는가다. 이는 곧 발사체의 ‘수송 능력’과 직결된다. 현재 스페이스X가 전 세계 우주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우주발사체의 수송기술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더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은 오는 2030년엔 올해 대비 약 2배 성장한 244억2,000만달러(약 32조7,39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15.2% 수준이다.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 성장은 위성산업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위성산업협회(SIA)’에 전 세계 상업용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 매출은 지난해 기준 124억달러(약 16조6,271억원)다.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사 위성 숫자도 전년(2,695기) 대비 65% 증가한 4,434기를 기록했다.

위성업계 관계자들 역시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이 가져올 우주 발사 서비스 지형 변화에 기대감이 크다. 여러 위성을 함께 발사하는 라이드셰어 등의 방식으로 발사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사진은 AI인공위성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TelePIX)’의 ‘픽시1.0(PIXIE-v1.0)’. / 사진=텔레픽스
위성업계 관계자들 역시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이 가져올 우주 발사 서비스 지형 변화에 기대감이 크다. 여러 위성을 함께 발사하는 라이드셰어 등의 방식으로 발사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사진은 AI인공위성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TelePIX)’의 ‘픽시1.0(PIXIE-v1.0)’. / 사진=텔레픽스

이 같은 추세에 국내 위성산업 역시 장기적으로 외형이 확대됐다. 우주항공청의 ‘2025년 우주산업 및 항공제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위성체 제작과 위성활용 서비스·장비 분야의 활동금액은 2020년 2조6,872억원에서 2024년 3조2,182억원이다. 4년 만에 약 20% 증가했다.

위성업계 관계자들 역시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이 가져올 우주 발사 서비스 지형 변화에 기대감이 크다. 여러 위성을 함께 발사하는 라이드셰어 등의 방식으로 발사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또한 예측 가능한 일정이 확보되면 위성 기업이 개발과 사업 계획을 보다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다.

AI인공위성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TelePIX)’의 박영제 미래혁신기술연구소장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위성산업의 수요자 관점에서 한국형 스페이스X의 등장은 우주 접근성을 높이고 뉴스페이스 기업의 사업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실제 궤도에서 기술을 검증할 기회도 늘어나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해외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성의 추가 발사와 교체가 수월해지면 관측 데이터를 더 자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다양한 위성 데이터 활용 서비스의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호는 우주 발사체 기술로써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현재 우주 발사 서비스 산업을 쥐고 있는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과 비교해선 아직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누리호는 우주 발사체 기술로써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현재 우주 발사 서비스 산업을 쥐고 있는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과 비교해선 아직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 팰컨9과 기술·비용 격차 여전… 민간 우주산업 제도 개선도 숙제

다만 아직 한국형 스페이스X의 달성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핵심은 ‘기술력’이다. 누리호는 우주 발사체 기술로써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현재 우주 발사 서비스 산업을 쥐고 있는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과 비교해선 아직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누리호의 추력은 300톤중(약 2,942kN)이다. 반면 스페이스X의 력 발사체인 ‘팰컨9(Falcon 9)’은 9개의 멀린 엔진을 기반, 약 775톤중(7,605kN)의 추력을 발생시킨다. 탑재 능력 역시 누리호보다 압도적이다. 총중량 약 549톤, 길이 70m의 팰컨9의 최대 위성 수송 능력은 22.8톤이다. 공식 제원상으론 누리호의 약 15배 수준이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다. 발사체 재활용 측면에서 팰컨9은 가능하지만 누리호는 불가능하다. 또한 발사 1회 비용은 우주항공청, 항우연 측 자료 등을 종합해보면 누리호의 경우 1,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팰컨9은 7,400만달러(약 990억원) 수준이다. 즉, 발사 비용을 지불하는 위성업체들 입장에선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아직은 훨씬 매력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현행 우주개발 진흥법은 우주개발사업 추진과 개발 제품의 제조·구매 등에 관한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상업 발사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는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미국의 NASA가 스페이스X와 장기 화물 수송 계약을 맺은 것과 대조적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현행 우주개발 진흥법은 우주개발사업 추진과 개발 제품의 제조·구매 등에 관한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상업 발사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는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미국의 NASA가 스페이스X와 장기 화물 수송 계약을 맺은 것과 대조적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아울러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은 크게 ‘우주개발 진흥법’과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두 법률 모두 국가 주도의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민간 우주기업의 상업적 서비스 사업화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 문제는 정부의 우주 발사 서비스 구매 체계다. 현행 우주개발 진흥법은 우주개발사업 추진과 개발 제품의 제조·구매 등에 관한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상업 발사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는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미국의 NASA가 스페이스X와 장기 화물 수송 계약을 맺은 것과 대조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도 ‘5대 우주강국 진입을 위한 국가 우주혁신시스템 구축 전략’ 보고서를 통해 “우주산업에 있어 가장 심각한 난점은 민관협력이 여전히 정부가 R&D를 주도하고 민간에 기술을 이전하는 하향식 모델에 고착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민간 기업을 정부의 ‘수평적 파트너’가 아닌 ‘수직적 하청업체’ 역할에 머무르게 한다”며 “민간의 정부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우주활용 분야 매출 감소라는 치명적인 시장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관협력 정책은 정부의 역할을 개발자에서 시장 촉진자 및 구매자로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민간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수평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누리호가 쏘아 올린 ‘우주 수송 강국’의 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