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짜장라면에 왜 굳이 우지를?”…삼양식품 ‘짜르르’ 직접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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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열린 프리미엄 짜장라면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짜장라면인데 왜 우지에 면을 튀겼을까.”

삼양식품이 짜장라면에 우지(소기름)를 입혔다. 전국 짜장 맛집 100여 곳을 직접 찾아 맛을 분석하고, 1년 반 동안 450회 넘게 소스를 배합해 완성한 ‘짜르르’다.

삼양식품은 7일 서울 중구 명동사옥에서 미디어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리미엄 짜장라면 ‘짜르르’ 시식회를 열었다. 지난 7월 출시한 짜르르의 기획 배경과 연구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제품을 직접 맛보는 자리다.

이날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내일이면 짜르르를 출시한 지 100일이 된다”며 “이름처럼 짜르르 내려가면서 맛있는 느낌으로, 처음 맛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맛있게 먹고 있다”고 말했다.

성적도 눈에 띈다. 짜르르는 출시 100일 만에 1000만개가 팔렸고, 닐슨 기준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출시 한 달 만에 온라인 언급량도 짜장라면 브랜드 중 2위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이병훈 연구소장이 제품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방금숙 기

◇ “맛집 짜장 한 그릇”…액상소스·우지면·물 안 버리는 조리법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삼양1963’으로 36년 만에 되살린 우지 유탕 방식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지난 5월 선보인 큰컵 우지파개장에 이은 세 번째 우지 유니버스 제품이다.

소스는 분말이 아닌 액상을 택했다. 이병훈 연구소장은 “분말은 건조 과정에서 휘발성 향미 성분이 날아가고 면에도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액상소스는 춘장 본연의 향과 맛을 담고, 소스 속 식용유지가 면을 고르게 코팅해 윤기와 부드러운 목넘김을 만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춘장의 구수함, 야채와 소고기의 향미, 갓 볶은 듯한 볶음향의 세 축으로 소스를 설계했다. 면도 맛집의 굵기와 찰기, 소스가 배는 정도를 분석해 300회 넘는 배합 실험 끝에 전용으로 개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물을 버리지 않는 조리법이다. 면을 끓이며 우지의 풍미가 우러난 면수를 그대로 소스와 섞어 졸여, 풍미가 한층 깊어지도록 했다.

이 소장은 “짜장라면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맛집에서 즐기는 짜장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소스부터 면, 후레이크, 조리법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시식회 현장에서 끓여 나온 짜르르 짜장라면 모습. /방금숙 기자

◇ 직접 맛보니 고기는 1.5배, 소스는 면발 끝까지

현장에서 직접 끓여 나온 짜르르는 제품명 그대로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고기였다. 일반 제품에 들어가는 후레이크가 2~3g인 데 비해 짜르르에는 5g이 들어간다. 기존 짜장라면의 알갱이 같은 고기보다 체감상 1.5배는 커 보이는 소고기 다이스가 씹을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을 버리지 않고 졸여낸 덕분인지 소스가 면발 한 가닥 한 가닥에 고르게 배어들었다. 무엇보다 간도 딱 알맞았다. 짜거나 달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단짠 균형’이 잘 잡혀 있는 느낌이었다. 우지로 튀긴 면 특유의 고소함이 뒤따랐다.

삼양식품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이 '짜르르'가 우지 라면의 헤리티지를 잇는 '우지 유니버스'의 핵심 제품임을 소개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 “옛날 맛이 아니다”…60년 정체 시장에서 노린 재기

이런 설계의 배경에는 정체된 짜장라면 시장이 있다.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짜장라면 시장을 두고 “1970년 첫 제품이 나온 뒤 60년 가까운 역사를 가졌지만 굉장히 정체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닐슨 데이터 기준 짜장 등 비빔면 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다. 이 중 짜장라면이 약 40%인 2600억원 수준이지만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자 불만은 “옛날 맛이 아니다” “싱거워졌다” “단짠 균형이 안 맞는다” 등에 집중됐다.

채 본부장은 “‘짜짜로니’라는 오랜 브랜드를 가진 만큼 짜장라면 카테고리에서 늘 재기를 노려왔다”고 밝혔다.

김희정 상품팀장은 자사 제품 잠식 우려에 “‘짜짜로니’도 지난해 누계 매출 대비 5% 신장했다”며 “짜르르만으로 순증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왼쪽부터 채혜영 상품본부장, 김희정 상품팀장, 박갑용 스프개발팀장, 이병훈 연구소장이 앉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짜르르 가격은 현재 삼양식품 공식몰 기준 4개입 5300원 정도로 1봉당 1325원 수준이다. 1봉당 800원대인 짜자로니나 1100원선인 짜파게티보다 비싸다.

높은 가격에 대해서는 “우지로 튀긴 두툼한 면과 액상소스, 비프 다이스 후레이크까지 제조 공정과 사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짜짜로니는 짜장라면 중 최저가로 운영하고 있다”며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 소비자 선택 폭을 늘리겠다”고 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삼양식품 사옥. 입구에 불닭볶음면 캐릭터 인형이 세워져 있다. /방금숙 기자

◇ 불닭 이후 ‘우지 유니버스’로…“국내외 확장”

‘불닭’으로 글로벌 성장을 이끈 삼양식품이 우지를 활용해 새 성장축을 찾으려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삼양1963은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누적 매출 27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미국 H마트, 일본 세븐일레븐 등 우지 제품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팀장은 “삼양1963부터 짜르르까지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단발성 신제품을 넘어 우지 라인업 확장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양식품만의 핵심 헤리티지인 이 자산을 살려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프리미엄 짜장라면 제품인 '짜르르' 패키지에 소 우(牛) 자가 새겨져 있다. /방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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