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영화는 기록 아닌 창작"… '암살자(들)' 마녀사냥에 촬영감독조합 호소 [전문]

마이데일리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정치적·사회적 논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은 지난 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창작자와 스태프를 향한 과도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정치적·사회적 논쟁이 과열되고 있다.

개봉 직후 정치적 프레임이 씌워지며 일부 정치권 인사들까지 논쟁에 가담, 영화가 주장하지 않은 내용이 사실처럼 유포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작품을 향한 비난이 과열되자 영화계 단체들이 현장 동료 보호를 위해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은 지난 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창작자와 스태프를 향한 과도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역시 작품 참여를 이유로 개인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생업을 위협하는 행위를 멈춰 달라는 촉구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은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며 "한 편의 영화에 이렇게 큰 관심을 보내 주신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 관심이 작품 밖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함께 작품을 만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는 모습을 보며 같은 현장의 동료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조합 측은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결국 창작자의 상상과 해석으로 완성되는 작품이다. 역사를 모티브로 한 극영화는 기록을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와 사람들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도록 관객 여러분께 조용히 질문을 건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영화가 우리 사회의 여러 순간을 깊이 있게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시도들을 따뜻하게 받아 주신 관객 여러분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분별한 개인 공격이 창작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음을 우려했다.

조합은 "작품을 보고 느끼신 생각은 모두 소중하다. 공감도, 아쉬움도, 다른 시각도 영화를 둘러싼 의미 있는 대화의 일부다. 다만 그 대화가 작품을 넘어 창작자와 배우 개인에게 향하거나, 관객의 평가가 있는 그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앞으로 창작자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는 일이 조금씩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며 "이 영화를 무엇보다 한 편의 영화로 먼저 만나 주시면 좋겠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자유롭게 나누시되, 함께 작품을 만든 사람들에게는 너그러운 마음을 보내 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영화로서 관객 여러분과 온전히 만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은 한국영화의 성장과 합리적인 제작 환경 조성을 위해 2013년 5월 설립된 민간 단체다.

다음은 영화 '암살자(들)' 논란에 대한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입장 전문이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에 이렇게 큰 관심을 보내 주신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관심이 작품 밖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함께 작품을 만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는 모습을 보며 같은 현장의 동료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저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결국 창작자의 상상과 해석으로 완성되는 작품입니다. 역사를 모티브로 한 극영화는 기록을 대신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대와 사람들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도록 관객 여러분께 조용히 질문을 건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영화가 우리 사회의 여러 순간을 깊이 있게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시도들을 따뜻하게 받아 주신 관객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작품을 보고 느끼신 생각은 모두 소중합니다. 공감도, 아쉬움도, 다른 시각도 영화를 둘러싼 의미 있는 대화의 일부입니다. 다만 그 대화가 작품을 넘어 창작자와 배우 개인에게 향하거나, 관객의 평가가 있는 그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앞으로 창작자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는 일이 조금씩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듭니다.

그래서 관객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를 무엇보다 한 편의 영화로 먼저 만나 주시면 좋겠습니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자유롭게 나누시되, 함께 작품을 만든 사람들에게는 너그러운 마음을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관객 한 분 한 분의 솔직한 평가가 있는 그대로 전해질 수 있는 환경이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은 앞으로도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치고, 관객 여러분은 그 이야기를 각자의 시선으로 즐기실 수 있는 영화 문화를 위해 영화계 동료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영화가 영화로서 관객 여러분과 온전히 만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6년 10월 2일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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