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하준경 현 청와대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가 뚜렷한 경제성장의 흐름을 민생경제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 내려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 정부 출범부터 함께해온 경제라인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의구심도 고개를 든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신임 정책실장에 하 수석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경제성장수석은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임명됐다. 성 수석은 “이번 인사는 국민의 뜻과 국민의 삶을 더 살피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욱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하 신임 정책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양대(에리카) 경제학부 교수로 근무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경제정책을 담당했고, 2025년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에 임명됐다. 대통령의 경제·성장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는 이유에서 발탁됐다.
이러한 기대는 어느 정도 부합했다. 경제수석으로서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호흡을 맞춰오며 정부 출범 이후 경제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에 집중했고, 이는 곧 역대 최대 수출 실적, 코스피 상승과 같은 주요 경제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성과는 곧 이번 인사의 주된 배경이 됐다. 성 수석은 이날 “이재명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시킨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정책 연속성’ 고려한 듯
그간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집권 2년 차는 이같은 성과가 민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번 인사 역시 이러한 측면을 고려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 수석은 이 대통령의 공정 성장 담론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학자 시절부터 공정 성장과 양극화 해소 등을 성장전략에 결합하기 위한 고민을 해왔다는 점이 정책실장 임명의 이유로 거론된다.
성 수석은 “집권 2년 차에 들어서 3대 사회정책인 주거, 일자리 그리고 서민금융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전체적 방향은 잡혀 있다”며 “하 정책실장께서 전체적으로 성장전략과 사회정책을 결합하면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 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회정책, 과학기술 정책, 경제정책이 상호 조화를 이뤄서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참모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화의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내부 승진을 통해 사실상 정책의 연속성을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강한 만큼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장 국민의힘은 “회전문 돌려막기 땜질 인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주식, 물가 등 경제 실정의 주범으로 책임을 물어 파면시켜야 할 사람인데 도리어 더 높은 자리로 승진을 시켰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국정 쇄신을 거부하고 도리어 기존 국정 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아집이 읽힌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송영길·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각각 대통령 평화외교특별보좌관과 국방정책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국정을 보좌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성 수석은 송 특보에 대해 “축적된 의정 경험과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균형 잡힌 관점에서 국익 외교 공간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했고, 김 특보에 대해선 “국가안보와 국방개혁 과제에 국민의 목소리를 더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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