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픽투' 美 진출 초읽기…후발주자 한계 넘을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HLB(028300)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계기로 항암제 상업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간암 치료제의 FDA 허가 과정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승인은 HLB에 미국 시장 진입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가 이미 경쟁 치료제가 자리 잡은 미국 담관암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실제 처방 확대와 매출 창출까지 이어질지는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리픽투를 이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기타 재배열을 가진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리픽투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올해 4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임상 결과는 리픽투의 시장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허가 근거인 글로벌 1·2상 'REFOCUS'에서 이전에 FGFR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116명을 분석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46%,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11.8개월이었다.

미국에서 먼저 자리 잡은 FGFR2 표적치료제와 비교해도 수치상 뒤처지지 않는다. 페마자이레(성분명 페미가티닙)의 ORR과 DOR은 각각 36%, 9.1개월, 리트고비(성분명 푸티바티닙)는 42%, 9.7개월이다. 다만 각 약물의 임상시험 조건과 환자군이 다른 만큼 이 수치만으로 치료 효과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결국 리픽투의 관건은 임상 성적을 실제 처방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페마자이레와 리트고비는 각각 2020년과 2022년 FDA 승인을 받아 이미 의료진의 처방 경험을 확보했다. 리픽투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안착하려면 약가와 보험 적용, 유통망은 물론 주요 암센터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영업·마케팅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환자군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미국에서 매년 약 8000명의 담관암 환자가 발생하지만 리픽투는 이 가운데서도 이전 치료를 받고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확인된 환자가 대상이다. 반면 명확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처방 대상을 선별할 수 있어 특정 환자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HLB 입장에서는 이번 허가 자체가 미국에서 직접 항암제를 판매하고 상업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간암 병용요법의 FDA 허가를 추진했지만 세 차례 완전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출시가 지연됐다.

리픽투를 통해 미국 내 보험 등재와 유통, 영업 체계를 구축하면 향후 다른 신약의 현지 진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리라푸그라티닙 역시 FGFR2 이상을 보이는 다른 고형암으로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어 적응증 확대 여부에 따라 사업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리픽투가 FDA 허가를 넘어 실제 미국 처방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확보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픽투는 HLB가 미국에서 직접 상업화를 추진하는 첫 항암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 치료제가 자리 잡은 시장인 만큼 출시 이후 처방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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