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 '한국발전' 본사 유치, 충남의 승부수는…내포·보령·태안·당진 묶는 에너지벨트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한국발전' 통합본사 유치를 둘러싼 전국 지자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충청남도가 본사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내 에너지산업 거점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한국발전은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해 2027년 10월 출범하는 대형 발전공기업이다. 약 53GW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게 되며 통합본사에는 약 18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본사 소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발전 5사 본사가 있는 진주·보령·태안·부산·울산을 비롯해 새로운 지역까지 후보로 거론되면서 유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은 보령과 태안에 기존 발전공기업 본사가 있고 당진에도 대규모 발전시설이 자리한 만큼 발전산업의 지역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국 발전 5사 발전기 52기 가운데 28기가 충남에 있다는 점도 주요 유치 논리다.

그러나 충남 내부에서는 또 다른 과제가 있다. 통합본사 유치가 어느 한 지역의 성과로만 귀결될 경우 보령·태안·당진 등 기존 발전산업 지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령과 태안은 각각 중부발전과 서부발전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다. 발전 5사가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되면 기존 본사 기능이 축소되거나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역경제 측면에서 통합 이후의 역할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령에서는 이미 통합본사 충남 유치를 위한 민간 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지난 23일부터 범시민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발전산업 기반과 석탄화력 전환 현장이 맞닿아 있는 충남에 통합본사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안에서도 지난 7월 지역 기관·단체와 주민들이 범군민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서명운동과 정부·국회 건의를 이어가고 있다. 태안화력 폐쇄에 따른 지역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역할이 지역에 남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남도가 제시할 수 있는 전략은 '본사 입지'와 '지역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통합본사의 핵심 기능은 충남혁신도시 등 광역 행정·정책 거점과 연계하고, 지역재생에너지본부와 에너지전환 사업은 보령·태안·당진 등 기존 발전산업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통합본사와 별도로 3~4개의 지역재생에너지본부를 설치할 계획이라는 점도 이 같은 구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다. 본사와 지역재생에너지본부의 기능을 연계하면 충남은 단순히 본사 건물 하나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합법인의 에너지전환 기능을 지역 곳곳에 배치하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보령은 석탄화력 폐쇄 이후 에너지전환 산업의 현장 거점으로, 태안은 대규모 발전시설과 해상풍력 등 서해안 에너지산업의 연계 거점으로, 당진은 대규모 전력생산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산업에너지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내포 충남혁신도시는 이들 지역을 정책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거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충남의 유치 논리는 '보령에 본사를 달라' 또는 '태안에 본사를 달라'는 지역 단위 경쟁을 넘어 '충남 전체를 한국발전의 에너지전환 거점으로 만들자'는 광역 전략으로 전환된다.

충남도와 노동계의 공동 대응도 이 같은 전략과 맞물려 있다. 충남도와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는 지난 9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유치와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본사 유치뿐 아니라 발전소 폐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지역경제 문제까지 함께 다루겠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유치 경쟁에서는 기존 발전산업 규모만큼이나 통합 이후 어떤 기능을 충남에 남길 것인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본사 1곳의 이전 효과는 크지만 통합 과정에서 기존 지역의 본사 기능이 축소될 경우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 2에서 제기된 '통합에 따른 탈석탄 지역의 이중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본사와 지역 기능을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충남의 한국발전 유치전은 본사 건물을 어느 지역에 세울 것인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포 충남혁신도시의 정책·행정 기능과 보령·태안·당진의 에너지산업 현장을 어떻게 연결하고, 석탄화력 폐쇄 이후 지역에 어떤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기능을 남길 것인지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에너지전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향후 유치 논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통합본사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정의로운 전환을 주요 기준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충남도가 도내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하나의 광역 모델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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