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사례가 최근 5년간 3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대출을 받은 지 불과 3일 만에 폐업한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부실한 대출 심사 및 사후 관리 체계를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실(창원 성산구)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책자금 지원 및 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소진공 직접대출을 수령한 뒤 1개월 이내에 폐업한 소상공인은 총 29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게 지급된 대출 금액만 총 608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연도별 1개월 이내 초단기 폐업 규모를 보면 △2022년 1187곳(134억 5000만 원) △2023년 465곳(132억 2000만 원) △2024년 472곳(123억 3000만 원) △2025년 467곳(126억 8000만 원)으로 매년 120억 원을 웃도는 자금이 곧바로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
올해 역시 7월 기준 이미 319곳(92억 원)이 폐업해 매월 45곳 꼴로 대출 직후 문을 닫는 실정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819곳(28.1%)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444곳·15.3%), 광주(194곳·6.7%), 부산(183곳·6.3%), 경남(172곳·5.9%), 인천(151곳·5.2%)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이 전체의 51.8%(1508곳)를 차지해 가장 타격이 컸으며, 서비스업(718곳)과 도소매업(485곳)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1~7월 사이 초단기 폐업한 업체 중 음식·숙박업 비중은 60.2%까지 치솟았다.
실제 사례를 보면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6월 혁신성장촉진자금 6000만 원을 대출받은 A업체는 불과 3일 만인 6월 7일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과 재창업을 이유로 폐업을 신고했다. B업체 역시 지난 4월 말 동일한 금액을 대출받은 지 7일 만에 사업체 매각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미 대출 심사 단계에서부터 폐업이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었음에도, 소진공의 현장 확인 등 검증 과정이 허술해 혈세가 새어 나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단기 폐업 소상공인에게 지원된 정책자금의 회수율도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5년간 1년 내 단기 폐업한 소상공인에게 지원된 총 3989억 원 중 실제 회수된 금액은 339억 원으로 회수율이 8.5%에 불과했다. 반면 돌려받지 못한 결손액은 859억 원(21.5%)으로 회수액의 2.5배를 훌쩍 넘어섰다.
허성무 의원은 "대출 3일 만에 문을 닫고 다른 가게를 차리겠다는 업체에 자금을 내어준 것은 신속 집행을 빙자한 부실 심사"라며 "전국의 수많은 성실한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야 할 기회가 관리 부실로 허망하게 사라지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책자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대출 전 공공·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사전 선별 체계를 즉시 구축해야 한다"며 "회생이 어려운 한계 소상공인에게는 빚더미 대출 대신 폐업·채무조정·재기 지원으로 이어지는 '출구 패키지'로 정책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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