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장거리 운전·명절 음식에 몸 ‘욱신’…추석 연휴 건강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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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을 하루 앞둔 10월 5일 경부고속도로 잠원IC 하행선에 귀성길 차량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행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과 음식 준비로 평소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일이 많다. 목·어깨·허리·손목·무릎 등에 통증이 생기거나 평소 앓던 근골격계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목·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회전근개 질환,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있다면 연휴 전후 통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인 마취통증의학과 박휴정 교수의 도움말로 추석 연휴 기간 주의해야 할 근골격계 통증과 대상포진의 예방법을 알아봤다.

◇ 장거리 운전·음식 준비에 목·허리·관절 ‘비상’

장거리 운전은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운전 자체가 정상적인 디스크를 갑자기 손상시키는 경우보다는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와 차량 진동, 피로 등이 겹치면서 디스크 주변 염증이나 신경 자극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운전할 때는 1~2시간마다 휴게소 등에 들러 차에서 내려 5~10분 정도 걷고 목과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헤드레스트를 체형에 맞게 조절하고 허리가 지나치게 굽지 않도록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해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시간 운전한 직후 허리를 숙인 채 무거운 짐을 들거나 트렁크 깊숙한 곳의 물건을 꺼내는 동작도 피해야 한다. 운전 후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크게 떨어지고 대소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명절 음식 준비 역시 관절과 근육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쪼그려 앉은 채 칼질과 반죽, 전 뒤집기, 설거지 등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앉아 전을 부치거나 쪼그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무릎 관절에 부담이 커진다.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통증과 뻣뻣함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목이나 허리를 굽힌 채 재료를 손질하거나 바닥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목·허리 근육과 디스크에 부담을 준다.

칼질이나 반죽, 설거지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은 손목건초염이나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무거운 냄비와 식재료를 반복해 들거나 팔을 오래 사용하는 동작도 어깨 힘줄과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박 교수는 “명절에는 평소보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에 목·허리나 관절 질환이 있는 사람은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한 번에 무리해서 일을 끝내려 하기보다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보다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가능하면 바닥보다 식탁이나 작업대를 이용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기보다 무릎을 굽혀 물건을 몸 가까이 붙인 상태에서 들어 올리는 것이 좋다.

지난 추석 연휴를 엿세 앞둔 9월 18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새마을회관에서 미추홀구새마을부녀회원들이 관내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전달한 전을 부치고 있다. /뉴시스

◇ 피로·수면 부족 겹치면 대상포진 위험도 커져

연휴 기간 쌓인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대상포진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남아 있다가 면역 기능이 떨어질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 기능이 감소하는 것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며 암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면역억제제 사용뿐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로 등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신경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피부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몸 한쪽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 아프고 전기가 오는 것 같은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근육통이나 담, 허리디스크 등으로 착각하기 쉽다. 이후 통증이 있던 부위를 따라 붉은 발진과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발진이나 물집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피부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을 수 있다. 손상된 신경으로 인해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로, 장기간 이어지면 수면과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약물치료만으로 통증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신경차단술 등 중재적 통증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신경뿌리 치료나 말초신경차단술, 경막외 카테터를 이용한 약물 투여, 척수신경자극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통증 정도와 신경 손상, 약물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눈이나 귀, 얼굴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겼다면 더욱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눈 주변에 발생하면 각막이나 포도막에 염증이 생겨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귀 주변에 발생하면 안면신경마비와 청력 저하, 어지럼증 등을 동반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은 한 번 앓았다고 다시 생기지 않는 질환이 아니다. 과거 대상포진을 경험한 사람도 예방접종을 고려할 수 있으며 고령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박 교수는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로 생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연휴 뒤 몸 한쪽에 이유 없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이어진다면 발진이 뚜렷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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