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김두완 기자 예비부부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식장의 홀 규모와 주차 가능 대수 등을 온라인을 통해 비교·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신부대기실의 단차 여부와 장애인 화장실, 승강기 위치 등의 정보는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장애인이 결혼 준비를 위한 ‘정보 수집’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이유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예식장 접근성’에 대한 정보를 일정 기준에 따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이런 정보를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장애인이 지역별로 적합한 예식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 예식장·웨딩업계 ‘선제적 대응’ 필요
최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의 결혼식 접근성에 대한 의견부터 내놨다. 그는 “장애인의 이동권·노동권·교육권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그렇다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을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예식장을 선택하기 어렵거나, 버진로드를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 등이 발생한다면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삶의 중요한 선택을 하는 데 불필요한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결혼을 준비하고 가족·친구들의 축하를 받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만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장애인의 일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과 ‘장애인 가족 지원법’ 제정안 등을 발의하며 장애인 관련 입법 활동을 이어왔다.
최 의원은 장애인 예비부부가 예식장의 단차와 좁은 이동 공간, 이용하기 어려운 신부대기실·버진로드 등에서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체 동선을 우선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애 당사자’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의 공간이 있다면 ‘접근 가능한 예식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통로 장애물 제거’ 등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확보하는 조치는 비교적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장애인 고객이나 하객이 방문했을 때를 대비한 ‘응대 매뉴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해야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식장과 웨딩업계가 먼저 불편한 지점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예식장 편의시설에 대한 ‘지속적 점검’도 강조했다. 법정 편의시설을 갖췄다고 장애인의 실제 이용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장애인 화장실에 물건이 쌓여 있거나, 장애인 주차구역에서 예식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에 단차 등이 있다면 제도의 취지가 구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 ‘정보제공’ 넘어 ‘인증제’로… “장기적으로 공공데이터와 연계”
특히 최 의원은 장애인의 결혼식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줄일 방안으로 ‘접근성 정보 제공’에 방점을 찍었다. 비교적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그는 △장애인 주차구역에서 예식장까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지 여부 △신부대기실 단차 여부 △장애인 화장실 및 승강기 위치 등을 ‘정보 제공’의 예시로 들었다. 예비부부가 예식장을 알아볼 때, 식대, 주차 가능 대수, 홀 규모, 대중교통 등의 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이 같은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인 친화 예식장 인증제’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참고할 만한 기존 제도로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제’가 있다.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 등이 개별 시설이나 지역을 접근·이용·이동할 때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됐는지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다만 최 의원은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데 그쳐선 안 되고, 실제 장애 당사자의 이용 경험과 평가가 반영될 수 있는 제도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애인과 가족들이 지역별로 접근성이 좋은 예식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장기적으로는 이런 정보를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장애인과 가족들이 지역별로 접근성이 좋은 예식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결혼식에 대한 웨딩업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론 ‘경쟁력’을 언급했다. 그는 “웨딩업계에서도 접근성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예식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한다면 업계의 자발적인 변화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경우 우수 사례 발굴, 시설 개선 및 정보 제공 지원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거창한 변화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작은 장벽부터 하나씩 없애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듣고, 필요한 제도와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작은 장벽’을 없애는 일은 장애인이 매번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고 예식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시작된다. 결혼식 접근성을 특별한 배려가 아닌 일상의 권리로 바꾸는 출발점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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