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분쟁 여파로 원유와 천연가스, 금, 은 등 원자재 가격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처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원자재 상장지수상품(ETP)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비중이 높은 원자재 ETP의 특성상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단기간에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복된 등락에 수익률 갉아먹는 ‘음의 복리효과’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자재 ETP 투자 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기초자산이 방향성 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할 때 발생하는 ‘음의 복리효과’다.
실제 WTI 원유 선물 가격과 레버리지·인버스 ETP의 거래 흐름을 살펴보면 이러한 위험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3월 5일 원유 가격이 81달러인 상황에서 하락을 예상하고 ‘인버스 레버리지(-2배) ETP’를 매수한 투자자 A씨는 다음 날 원유 가격이 12.2% 급등하자 단하루 만에 24%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반대로 2배 레버리지 ETP를 산 투자자 B씨는 일시적으로 큰 수익을 거두는 듯했으나, 이후 원유 가격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을 걷자 기초자산의 최종 수익률(1.3%)마저 밑도는 0.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초자산 방향을 맞추더라도 변동성이 심하면 누적 수익률이 크게 깎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단기 투기 수요에 춤추는 ‘괴리율’과 상장폐지 리스크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지표가치)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 문제도 골칫거리다. 원자재 ETP에는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자금이 몰리기 쉽고, 이로 인해 수급 불균형이 생기며 괴리율이 급등하기 마련이다. 시장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된 상태에서 매수했다가 시간이 지나 가격이 제 가치로 수렴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투자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가격이 급락할 경우 마주하게 되는 ‘상장폐지’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2021년 이후 발행된 상장지수증권(ETN)은 가격이 1000원 아래로 떨어지면 조기청산 조항에 따라 자동으로 상장폐지된다. 과거 2026년 7월에는 원유 인버스 레버리지 ETN 지표가치가 20원 이하로 고꾸라지면서 괴리율 관리가 불가능해져 실제로 상장폐지된 사례가 있다. 1000원 대에 근접한 종목을 무리하게 붙들고 있다가는 투자 원금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ETP 투자를 고려할 때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나 상품 정보를 통해 괴리율 추이를 꼼꼼히 살피고, 단기 차익만을 좇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고위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뒤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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