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아동복지시설의 명칭을 ‘보호와 수용’ 중심에서 ‘성장과 자립 지원’ 중심으로 바꾸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정책이 단순 보호에서 자립과 사회정착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시설의 이름 역시 달라진 정책 환경과 당사자의 생애주기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국민의힘)은 아동복지시설의 종류별 명칭을 개편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아동양육시설을 ‘아동성장지원센터’, 아동일시보호시설을 ‘아동보호지원센터’, 아동보호치료시설을 ‘아동치유회복지원센터’, 자립지원시설을 ‘청년자립지원센터’로 각각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호는 20대까지 확대됐는데…명칭은 여전히 ‘아동·시설’
현재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아동은 본인이 희망하면 만 18세 이후에도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대학 재학 등 법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25세 이후에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보호가 끝난 뒤 독립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자립준비청년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다시 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재보호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정부 지원도 보호 이후의 ‘자립’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자립준비청년에게는 보호종료 후 5년간 월 50만원의 자립수당이 지급되며, 지방자치단체의 자립정착금과 주거·교육·취업·의료·심리정서 지원도 연계되고 있다.
반면 법·제도상 명칭에는 여전히 ‘아동’, ‘양육’, ‘치료’, ‘시설’이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성년에 이른 보호연장청년이나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까지 같은 명칭의 공간을 이용하는 만큼 정책 대상과 기관 명칭 사이에 간극이 생겼다는 게 개정안이 제기하는 문제다.
시설 이용 규모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3년 말 기준 현황을 보면 전국 아동양육시설은 243곳으로 8991명의 아동을 보호하고 있다. 아동일시보호시설 17곳, 아동보호치료시설 12곳, 자립지원시설 16곳도 운영되고 있다.
△현장서 선택한 새 이름 적용…실질적 자립 지원도 뒤따라야
이에 따라 명칭 변경의 수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아동복지협회가 지난 3월 현장 전문가와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각 시설의 대체 명칭으로 ‘아동보호지원센터’, ‘아동치유회복지원센터’, ‘청년자립지원센터’, ‘아동성장지원센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명칭 변경은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을 복지의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자립의 주체로 바라보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도에 반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기관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 자립 과정에서 겪는 경제·주거·취업·심리적 어려움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닌 만큼 명칭 개편과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이 의원은 “기관의 이름에는 그 대상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그대로 담긴다”며 “‘양육’과 ‘치료’, ‘시설’이라는 표현이 아이들을 돌봄의 객체로 묶어두는 사이 정작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받는 아이가 아니라 성장하는 아이로 불릴 때 자립의 출발선도 달라진다”며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아이들이 낙인 없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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