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D-15] 검찰 출신 초대 중수청장, ‘개혁 적임자’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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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은 검찰청 폐지와 함께 다음 달 2일 공식 출범한다. 관련 법률과 조직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했던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새 수사기관의 개혁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은 검찰청 폐지와 함께 다음 달 2일 공식 출범한다. 관련 법률과 조직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했던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새 수사기관의 개혁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개혁은 혁명과 다르다. 기존의 모든 것을 단숨에 지우는 대신, 남겨야 할 역량과 끊어야 할 관행을 가려내는 과정이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 출신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정부는 김 후보자의 수사 경험과 조직관리 역량을 내세웠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했던 인물에게 새 수사기관을 맡기는 것이 개혁 취지에 맞느냐고 반발한다. 핵심은 검찰 출신 여부보다 초대 수장 인선에서 수사 역량과 개혁성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다.

◇ 수사역량이냐 개혁 상징이냐… 첫 인선부터 충돌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에 따른 형사소송법·공소청법·중수청법 개정안 등 후속 법안을 처리했다. 다음 달 2일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검찰의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은 공소청이, 중대범죄 수사 기능은 중수청이 각각 맡는다. 법적·제도적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새 수사기관을 이끌 초대 중수청장 인선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청와대는 당시 김 후보자를 수사·법률 전문가로 평가하며 수사 경험과 조직관리 경력을 바탕으로 중수청을 빠르게 안착시킬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서울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2023년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했다.

반발은 김 후보자가 검찰 재직 당시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전력에서 시작됐다.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 검찰청을 폐지하고 만든 중수청의 초대 수장으로 적절하느냐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직무정지·징계 국면에서 신중한 처리를 요구한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점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 사건,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 당시 지휘라인에 있었던 점도 논란이 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김 후보자의 검찰 재직 당시 행적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17일 페이스북에 공개 질의문을 올렸다. 임 지검장은 김 후보자가 과거 수사와 기소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해명한 데 대해 “일관된 입장을 어떻게 밝혔고 관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며 공식적인 이의제기권을 행사했는지 물었다. 검찰 간부로 근무하면서 조직 논리에 맞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지난 14일 예정에 없던 입장 발표를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폐지에 이른 점을 성찰한다면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형사사법 개혁의 원칙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과거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이유도 검찰의 권한을 지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윤 검사’라는 비판에는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으며 특정인과의 관계로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친윤 검사·검찰주의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후보자는 검찰 재직 당시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뉴시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친윤 검사·검찰주의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후보자는 검찰 재직 당시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뉴시스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후보자가 수사 전문성과 공정성·중립성, 조직관리 역량을 갖췄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에 반대 의견을 냈으며, 정진웅 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에서도 기소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친인척이 고발된 사건에는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수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한 것도 수사·기소 분리 자체가 아니라 대책 없는 제도 변경에 따른 수사 공백을 우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쟁점은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인지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중수청은 출범 직후부터 권력형·경제 범죄 등 주요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수사 경험과 실무 능력이 요구된다.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중대범죄 대응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초대 청장에게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수사력을 확보할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초대 청장은 사건을 지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 기관의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정립해야 한다. 공소청·국가수사본부·공수처·특별사법경찰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기존 검찰의 수사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도록 내부 원칙도 세워야 한다. 수사 경험뿐 아니라 검찰개혁에 대한 철학과 새로운 조직의 방향을 제시할 능력이 요구된다는 반론이 맞서는 배경이다.

청와대가 김 후보자를 지명한 뒤 별도의 추가 검증에 들어간 점도 부담이다.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와 행안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를 다시 검증하면서 인사청문 요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추가 검증 끝에 임명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여권 내부의 반발이 계속되면 초대 청장의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사실관계와 함께 정부가 수사 역량과 개혁성 가운데 어떤 기준에 무게를 두고 초대 중수청장을 선택했는지가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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