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반세기 넘게 이어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학생 수 감소율을 반영한 감액 산식을 추진하자 교육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예산을 깎는다는 경제 논리가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방교육 생태계를 통째로 무너뜨릴 '위험한 뇌관'이라는 지적이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 및 국회 교육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했다.
권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 축소는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닌 지역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정부 개편안에 대한 국회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정부가 도입하려는 새 산식이 지역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신도시 쏠림으로 인한 극심한 '과밀학급' 문제로 천문학적인 교실 확충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반면 강원·전남·경북 등 비수도권 도(道) 단위 지역은 학생 몇 명 남지 않은 작은 학교들을 간신히 유지하며 지역소멸의 마지막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경남은 이러한 두 가지 극단적 현상이 한 지역 안에서 공존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창원·김해·양산 등 신도시 지역은 콩나물시루 같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과감한 시설 투자가 절실하다.
반면 서부 경남 군 단위 농어촌 학교들은 학생 한두 명이라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도록 인프라를 지켜내야 한다.
말하자면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 건물이나 냉난방비, 필수 행정 인력 같은 고정비용이 비례해 줄어들지 않는 구조다.
재정 압박의 충격파는 이미 교육 현장의 가장 취약한 곳부터 덮쳐오고 있다.
그동안 세수 부족을 메우던 재정안정화기금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당장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운영이나 과밀학급 분반에 투입되던 정원 외 기간제 교원부터 줄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재정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화려한 교육 정책이 아니다. 느린 학습자를 위한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한 돌봄 등 '교육의 기본 안전망'이 절실하다.
교육재정학 전문가는 "교육은 감가상각을 따지는 일반 공공사업과 달리 한 세대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학생 1인당 비용이라는 기계적 잣대로 예산을 깎으면 도서·벽지 학생들의 교육권 박탈과 수도권-지방 간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이번 개편안을 정부 예산안과 연계해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예산 부수 법률안' 지정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순기 교육감은 "교육재정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실 안의 아이들에게 전가된다"며 "국회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지방의 절박한 교육 여건을 깊이 들여다보고 책임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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