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플라스틱 약한 내구성, 농업폐기물로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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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김호용 박사팀은 산업용 대마(헴프, Hemp)의 줄기 폐기물로부터 얻은 셀룰로오스를 활용, 생분해 플라스틱 강도 향상 보강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김호용 박사팀은 산업용 대마(헴프, Hemp)의 줄기 폐기물로부터 얻은 셀룰로오스를 활용, 생분해 플라스틱 강도 향상 보강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한국화학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은 식물성 지방, 옥수수 전분, 재활용 식품 폐기물 등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 원료로부터 생산된다. 플라스틱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쉽게 자연에서 분해돼 ‘친환경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내구성은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과 비교해 열이나 충격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이때 국내 연구진이 대마 속대 등 농업 폐기물을 이용, 생분해 플라스틱의 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13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김호용 박사팀은 산업용 대마(헴프, Hemp)의 줄기 폐기물로부터 얻은 셀룰로오스를 활용, 생분해 플라스틱 강도 향상 보강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 및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협력연구의 일환이다.

산업용 대마는 경상북도 안동시 등에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받아 재배되고 있다. 껍질을 섬유로 쓰고 남은 속대는 줄기 무게의 70%를 차지할 만큼 양이 많다. 하지만 마땅한 쓰임새가 없어 버려진다. 이때 버려지는 속대를 상용 펄프 대신 미세섬유 원료로 활용하면 폐기물·원료비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다만 뽑아낸 셀룰로오스 미세섬유를 일반적인 방식으로 건조하면 섬유끼리 단단히 뭉치는 문제가 있었다. 생분해성 필름에 섬유가 골고루 퍼져 힘을 나눠 받아야 튼튼하다. 만약 덩어리로 뭉치면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해 쉽게 찢어진다.

이에 화학연 연구진은 일반 열 건조 방식에 수분 함량 조절 기술을 적용했다. 대마 속대 셀룰로오스의 미세섬유 뭉침을 최소화기 위함이다. 여기에 표면에 저렴한 화학 물질(알킬케텐다이머, AKD)을 처리하는 두 단계 기술을 적용했다.

식물 섬유는 특성이 크게 변화하는 고유한 수분함량 지점이 있다. 스펀지의 구멍 사이에 있는 물(자유수)은 모두 빠져나가고 스펀지 조직 자체의 물(결합수)만이 존재하는 지점이다. 일반적으로 약 30%에 해당한다. 수분량이 이 지점 이하로 떨어지면 섬유 내부 수분이 마르기 시작하여 미세섬유가 서로 강하게 들러붙어 뭉치게 된다.

연구팀은 대마 속대 섬유로 미세섬유를 제조했다. 그 다음 임계 수분 함량(섬유포화점)을 정밀하게 찾아내 적정 수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섬유를 갈아냈다. 섬유가 서로 엉겨 붙는 상태가 되기 전 가공 공정을 거쳐 뭉치는 현상을 미리 방지한 것이다. 여기에 섬유 표면을 미끄러운 화학물질로 코팅해 섬유끼리 들러붙는 것을 한 번 더 막았다.

그 결과, 값비싼 동결건조 없이 일반 오븐 건조만으로도 미세섬유가 뭉치지 않고 본래의 섬유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새롭게 제작한 대마 속대 셀룰로오스를 전분·PBAT 필름에 10% 섞은 뒤, 당길 때 끊어지지 않고 버티는 힘을 평가하자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

기존 방식으로 말린 미세섬유는 필름 강도를 1.5% 향상시켰다. 반면 이번 기술을 적용한 경우는 26.2%가 향상됐다. 수증기·산소가 통과하는 양도 각각 17%, 9% 줄어 물과 공기를 차단하는 성능도 개선됐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이 급성장하는 만큼 이번 화학연의 연구성과는 경제적 효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능 향상 첨가제 시장 규모는 31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오는 2030년엔 약 36% 성장한 4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신석민 화학연 원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는 포장재 개발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2.5)'에 2026년 7월 게재됐다. 화학연은 개발된 기술을 콩대·볏짚 부산물 등 다양한 셀룰로오스계 자원에 활용하는 추가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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