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논란, 선거제도 개편에 불 지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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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근 불거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장관·국회의원 겸직 논란과 기본소득당 국가보조금 문제 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다. / 뉴시스
국민의힘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근 불거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장관·국회의원 겸직 논란과 기본소득당 국가보조금 문제 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근 불거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장관·국회의원 겸직 논란과 기본소득당 국가보조금 문제 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다. 국민의힘이 용 후보자의 논란을 고리로 선거제도 개편 논쟁으로까지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 정점식 “용혜인, 국민 아닌 민주당 선택으로 국회 입성”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공천한 것도, 기본소득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어준 것도 모두 민주당”이라며 “모든 원인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저질 제도는 이제 없애야 한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전면 폐지와 선거제도 개혁 논의 착수를 민주당에 공식 제안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과 정당 득표율을 연동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지역구 의석이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정당의 의석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해당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019년 12월 20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고,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기존 방식으로 배분한다는 점에서 ‘준연동형’으로 불린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공천한 것도, 기본소득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어준 것도 모두 민주당”이라며 “모든 원인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 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공천한 것도, 기본소득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어준 것도 모두 민주당”이라며 “모든 원인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 뉴시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드는 꼼수가 등장했다.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의석의 차이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완한다는 점을 악용해 거대 정당이 지역구 후보는 본당에서 내고 비례대표는 별도의 위성정당을 창당해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에 당시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 경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초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선회해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고 선거에 참여했다. 용 후보자의 두 차례 비례대표 당선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22대 총선에서 역시 범민주 계열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용 후보자는) 국민이 아닌 민주당의 선택으로 비례 순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2, 제3의 용혜인을 만들어내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역시 페이스북에 “1%도 안 되는 지지율의 정당이 두 번이나 민주당에 기생해 비례 배지를 달았다. 이 모든 꼼수의 뿌리가 민주당이 강행한 준연동형 비례제”라고 적으며 선거제도 개편 공세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은 용혜인 후보자 논란을 고리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국민의힘이 선거제도 개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데다, 과거 위성정당을 창당해 제도를 편법 우회한 전력이 있는 만큼 그 주장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 뉴시스
국민의힘은 용혜인 후보자 논란을 고리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국민의힘이 선거제도 개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데다, 과거 위성정당을 창당해 제도를 편법 우회한 전력이 있는 만큼 그 주장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 뉴시스

다만 기본소득당은 제도 자체의 문제와 용 후보자 개인의 논란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신임 당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진보당 등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비례연합정당을 구성한 것이라며 “물론 국민들 보시기에 위성정당처럼 보이는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개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용 후보자의 장관 적격성과 연결해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아울러 오 대표는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는 순간 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이 되는 만큼 장관 임명에 따른 의원직 사퇴 여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관련 논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위성정당의 원조가 누구냐"며 맞불을 놨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희대의 편법 위성정당을 가장 먼저 만든 정당이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이라며 “거대 양당이 만든 위성정당의 폐해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거대 양당이 만든 폐단을 바로잡고 정치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논란을 고리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국민의힘이 선거제도 개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데다, 과거 위성정당을 창당해 제도를 편법 우회한 전력이 있는 만큼 그 주장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위성정당 출현 등 현행 제도의 부작용을 손질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 모두 공감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이 실제 선거제도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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