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올해 코스피가 급등락을 거듭한 배경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주가 변동성은 과거 위기 시기나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반도체 업종 쏠림을 지목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종목에 상승세가 집중됐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 변화에 국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비중은 약 77%에 달했다. 특히 코스피가 8000선에서 9000선으로 오르는 구간에서 두 종목의 상승 기여율은 99.0%까지 치솟았다.
증시가 하락할 때도 두 종목의 영향력은 컸다. 코스피가 9100선에서 5500선까지 밀리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하락 기여율은 69.3%로 집계됐다.
레버리지 투자 확대도 증시 급등락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주가 상승 기대에 레버리지 ETF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수급 측면에서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의 차입 투자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불어난 뒤 증시 조정 과정에서 대거 청산되며 주가의 상승과 하락 폭을 키웠다.
해외에서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레버리지 상품 운용 과정에서 헤지를 위한 국내 현·선물 거래가 증가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역시 변동성을 높였다. 국내 증시가 주요국보다 큰 폭으로 오르자 외국인은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수급 부담을 키웠다.
최근에는 증시 조정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되면서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 한은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여전한 만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와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과 기업에 집중된 시장 구조를 완화하고 투자자 기반을 넓혀 대내외 충격에 대한 증시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상당 부분 규모가 줄었다”면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