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신협중앙회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창신신협에 대해 본격적인 현장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보다 먼저 조합 측이 부실대출을 지적한 상임감사에게 명령휴가와 업무배제 등 중징계를 내리면서, 신협중앙회의 감독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창신신협 상임감사 A씨, 부실대출 소명 요청 후 업무배제
신협중앙회 본점 감사팀 직권 조사 착수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협중앙회 본점 소속 6명으로 구성된 감사팀이 창신신협에 파견돼 약 일주일간 현장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감사에서 충북지역본부 팀은 제외됐다. 금융감동원에 접수된 민원이 신협중앙회로 이첩되면서 본점이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해 중앙회 측은 해당 상임감사가 충북본부를 통해 중앙회 본점과 금감원에 모두 민원을 제기했다고 답변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창신신협 상임감사 A씨는 부실대출 의혹을 발견하고 지난 7월 여신 담당 직원에게 두 차례 소명을 요구했다. 그런데 두 번째 소명을 요청한 7월 24일 당일, 조합측이 돌연 A씨에게 유급명령 휴가를 통보하고 업무배제와 사업장 출입마저 금지하면서, 내부 문제를 들춰낸 A씨에게 보복성 징계가 가해졌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추가로 A씨가 충북지역 본부에 해당 문제를 제기하다가 나중에야 본점에 부실대출 의혹을 전달한 것이 확인되면서, 충북본부가 관련 감사를 거부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피어올랐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7월 제기된 부실대출 건이 왜 이제야 조사 착수가 이뤄쳤는지'에 대해 "A씨가 충북본부를 통해 본점에 관련 민원을 제기한 시점이 8월 20일이라서, 9월 초 감사가 시작된 것은 늦은 대응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지역신협에서 본점에 바로 민원을 제기하는지'에 대해서는 "A씨가 충북본부에 먼저 질의를 몇 번 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다만 중앙회 관계자는 '충북본부에 말해도 감사가 진행되지 않아서 본점에 한 건가'라는 질문에는 "확인 후 답하겠다"면서 선을 그었다. 물론 당일 기약됐던 추가 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
사실관계 확인 어렵다면서...A씨 징계는 일사천리
앞서 충북본부는 "금감원 이첩 민원 등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정식 절차로 처리·보고되며, A씨에게도 명확히 안내했다"고 감사 거부와 은폐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조작 의혹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당사자의 소명과 객관적인 자료 확인이 완료되지 않았고, 현 단계에서 사실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감독기관 스스로 사실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조합 내부에서 발빠르게 A씨의 중징계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은,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던 해명에서 진정성의 무게를 덜어내는 꼴이 되버렸다.
창신신협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임감사A씨에 대해 업무집행정지를 의결했다. 오는 29일 임시총회에서는 A씨의 해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관련해 아무 개입도 없는 신협중앙회의 태도는 사실상 감독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게 만들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창신신협에서 2022~2023년 부동산개발법인 등 3곳에 나간 대출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여신 업무 규정 위반 사항이 36건을 파악했다. 이 중 1곳은 이미 담보물이 공매로 넘어가 손실이 확정된 상태였다. A씨는 자본금 1억원짜리 특수목적법인(SPC)에, 모법인 매출이 3년 연속 '0원'인 상태에서도 대출이 나갔고, 상환 능력 판단 항목이 부실 기재되거나 자기자본·사업비가 부풀려진 정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성희롱·갑질 내부고발" vs "부실대출 지적 보복성"
중앙회, "공교롭게 시기 겹쳤으나 두 사안은 별 건"
창신신협 이사장은 A씨에 내려진 징계가 내부에서 여러 번 제기된 성희롱성 발언과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조처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협약의 분리조처 규정에 따라 직원 보호 차원에서 명령휴가를 냈다는 것이다.
부실대출 의혹 관련해서는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법인을 통한 판단에 대출이 이뤄졌으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취급 중단과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사업성이 악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A씨는 성희롱성 발언을 한 적 없고, 갑질로 신고된 사례는 업무상 통상적인 소통 행위였다면서, 이번 중징계가 감사권을 무마하기 위한 보복성 조처라고 반박했다. 현재 A씨는 업무집행정지의 효력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본지는 신협중앙회 관계자에게 '현재 조합과 A씨가 주장하는 징계 사유가 다른데, 임시총회 전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창신신협에 해임안 보류를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중앙회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두 사안의 시기가 겹쳤지만 별 건으로 보고있으며, 이전에 내부적으로 성희롱.갑질 신고를 검토하고 시점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신한중앙회, 감독기관 역할 괜찮나...규명과 처분, 절차 지켜야
양측의 엇갈린 주장은 본점의 감사 결과가 가려줄 문제다. 그러나 감독기관이 사실확인을 하기 전 피감기관이 먼저 확정적 처분 절차를 빠르게 추진한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실관계 규명과 처분의 순서가 바뀌면 감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벌어진 불이익을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에서 신협중앙회가 절차의 시점부터 되짚어야 하는 이유다.
신협중앙회 제34대 고영철 신임 회장은 올해 3월 취임사에서 "중앙회는 조합을 위해 존재한다"는 선언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로 정책을 만들고 실행으로 약속을 증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조합 중심의 경영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원칙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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