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버닝' 이후 8년 만의 베니스 영화제, 어떤 변화 있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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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 팀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거장 이창동 감독이 영화 '버닝'(2018) 이후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들고 베니스영화제를 찾았다.

이창동 감독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Biennale Cinema 2026) 경쟁 부문 초청작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작품에 얽힌 소회를 전했다.

'버닝' 이후 8년 동안 집필 형태와 시선에 어떤 진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창동 감독은 "지난 8년간 우리의 삶 자체가 아주 급격하게 변화해 가는 것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사람들이 극장에 오지 못했고, 더 나아가 인간관계 자체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았다"며 "그 소용돌이 속에서 영화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이을 수 있는 본질적인 힘을 지니고 있는지 깊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정미 작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만든 '가능한 사랑'에는 급변하는 세상 속 인간관계와 사랑의 본질,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를 향한 질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은 한 대기업의 정리해고로 상처 입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미옥(전도연) 부부와, 이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는 부유한 영화감독 예지(조여정)·금융 자본가 상우(조인성) 부부가 얽히며 각자의 숨은 욕망과 삶의 이면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0여 년 전 제작 단계에서 중단됐던 해고 노동자 소재를 가져와, 다큐 감독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타인의 고통을 다루는 예술의 태도와 윤리'라는 묵직한 화두를 함께 던진다.

오랜 페르소나들과의 재회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설경구, 전도연과의 과거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예전에는 한계까지 밀어붙이려는 욕심 때문에 긴장이 컸고 힘들었다"면서도 "이제 나이가 들고 오랜 시간 뒤 다시 만나니 '굳이 완벽해지려 애쓸 필요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힘을 빼자 배우들이 설계 그 이상의 깊이를 가져왔다"고 두 배우의 완숙한 연기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이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을 거머쥔 이후 24년 만이다. 황금사자상 도전에 대해 그는 "영화제 수상은 운의 영역"이라며 "과거 '오아시스'가 삶의 큰 변곡점을 안겨줬기에 감회가 남다르지만, 지금은 그저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세계 주요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오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특별 개봉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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