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흔히 ‘미국차’라고 하면 커다란 덩치에 어딘가 투박한 디자인, 그리고 이른바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는 낮은 연비(연료효율)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링컨 노틸러스 하이브리드(HEV)는 미국차 특유의 여유로움은 그대로 품은 채 우아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HEV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연비)까지 챙기며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깬 모델로 평가된다.
먼저 링컨 노틸러스 HEV는 미국 시장에서 ‘중형 SUV’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수입차 모델과 비교하면 준대형 SUV에 필적하는 넉넉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사이즈를 살펴보면 △길이(전장) 4,910㎜ △너비(전폭) 1,950㎜ △높이(전고) 1,735㎜ △앞뒤 바퀴 사이 거리(휠베이스) 2,900㎜로, 일반적인 수입 중형 SUV보다 사이즈가 크다. 오히려 준대형 SUV로 분류되는 모델들과 비슷한 사이즈다.
그럼에도 시각적으로는 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우아한 요트 같은 느낌이다. 외관에는 크롬 소재를 과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해 고급스러움도 갖췄다.
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광활한 공간감과 첨단 사양들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대시보드를 넓게 가로지르는 48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링컨 노틸러스만의 강점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사용하지 않고도 속도계 시인성을 높였다. 또 널찍한 디스플레이는 5개 화면으로 나뉘어 있는데, 오른쪽 3개 화면은 운전자가 원하는 정보를 배치할 수 있어서 편의성이 뛰어나다.
독특한 모양의 2 포크 스티어링휠은 수평적인 디자인을 최대한 살린 것으로 보인다. 변속기는 버튼식으로 적용했고 P·R·N·D·L 5개 버튼을 가로로 배치했다. 피아노 건반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더하는 요소다. 그 아래에 위치한 큼지막한 크리스탈 볼륨 다이얼도 매력적인 요소며, 좌우로 비상등·오토홀드·어라운드뷰 등 물리버튼을 배치해 조작 편의성도 함께 갖췄다.
미국차답게 컵홀더는 큼지막하며, 측면 소지품 보관함이나 콘솔박스도 넉넉하게 구성했다. 1열 천장에는 선글라스 보관함도 별도로 마련돼 만족스럽다. 개방이 가능한 파노라마선루프도 적용됐는데, 2열까지 개방감이 뛰어나다.
1열 시트는 상당히 독특하다. 시트가 조각조각나 있는데, 좌우 허벅지 높이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고, 등과 허리 부분 사이드볼스터 두께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도 앞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가 가장 편안한 상태로 시트를 설정할 수 있는 점은 링컨 노틸러스만의 강점이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만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레벨 울티마 3D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피커 개수는 28개에 달하는데, 상당히 풍부하고 음질도 깔끔하다.
실내 공간도 널찍하다. 특히 내연기관 모델임에도 2열 바닥 중앙 부분이 높게 솟지 않아서 2열에 3명이 탑승하더라도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느껴진다. 2열 탑승자의 스마트폰 충전 편의도 고려해 1열 시트 후면에 C타입 USB 포트를 좌우에 각각 2구씩 마련했다.
실내 공간이 주는 만족감은 주행 중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HEV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는데, 엔진과 전기모터를 상황에 따라 단독 또는 함께 구동한다. 엔진이 구동될 때도 소음은 실내에서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나고 엔진 진동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다. 서스펜션도 아주 부드러워 노면 요철을 밟고 지나가더라도 충격을 잘 흡수한다. 스포츠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폭발적인 가속력을 뽐내며 빠르게 속도를 높이면서도 변속 충격이나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주행감이 부드럽다.
운전자 보조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은 앞차와 간격을 잘 유지하고 가감속 과정도 스무스하다. 차로 이탈방지와 차로 중앙유지 기능도 안정감이 뛰어나고 만족스러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자유로에서 ACC를 작동하고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살짝 떼보니 링컨 노틸러스에 탑재된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하고 왼쪽·오른쪽으로 굽은 코너까지 부드럽게 주행을 이어갔다.
HEV 파워트레인 덕에 육중한 덩치에도 고속도로 위주로 항속 주행을 할 경우 12∼13㎞/ℓ 수준의 연비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시내 주행에서는 8∼9㎞/ℓ 정도를 기록하지만, 준대형급 모델임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높은 효율로 평가할 수 있다.
링컨 노틸러스 HEV는 ‘아메리칸 럭셔리’, 링컨만의 고급스러움을 갖춘 준대형급 SUV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상품성이 뛰어나다. 유럽 프리미엄 SUV와는 다른 아메리칸 럭셔리와 미국차 특유의 넉넉한 공간감을 원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모델이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도 존재한다. 40인치 이상에 달하는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유튜브 등 영상을 시청할 수 없는 점은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과 비교할 시 약점으로 꼽힌다. 또한 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음에도 저공해차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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