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농협은행, 벌수록 더 내는 ‘농지비’…5년 새 39% 커졌다

마이데일리
NH농협은행 농업지원사업비 및 당기순이익 추이 /내용 정리=최주연 기자, AI 이미지 편집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NH농협은행의 농업·농촌 지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협은행이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는 2021년 3156억원에서 지난해 4387억원으로 5년 새 39% 증가했다.

농지비는 농협은행의 영업수익에 연동되는 구조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3개년 평균 영업수익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금융사업에서 창출하는 수익이 커질수록 농지비 부담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31일 <마이데일리>가 농협은행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농지비는 25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2.1% 감소했다.

금융사업의 수익성과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농협의 고유 목적 사이에서 ‘농협 딜레마’가 다시 부각되는 이유다.

◇ 농협은행, 벌수록 커지는 농지비…5년 새 39% 증가

농협은행의 농지비 부담은 최근 들어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농지비는 2021년 3156억원에서 2022년 3247억원, 2023년 3306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4년 3702억원, 2025년 4387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2021년과 비교하면 5년 새 1231억원, 39.0% 증가한 규모다. 특히 2024년에는 전년보다 12.0%, 2025년에는 18.5% 늘었다.

농협은행은 농지비가 3개년 평균 영업수익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업에서 창출하는 수익이 증가하면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부담하는 농지비도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농협은행은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금융지주와 경제지주가 분리된 이후 금융사업에서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농업·농촌에 환원하는 역할을 농지비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자이익 늘었지만 충당금 부담 확대…순익은 감소

다만 올해 상반기 순익 감소를 농지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신용손실충당금 부담도 크게 늘었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97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다. NIM(순이자마진·카드 포함)도 지난해 말 1.67%에서 올해 6월 말 1.74%로 개선됐다.

반면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9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882억원보다 57.9% 증가했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도 나타났다. 농협은행 기업대출은 6월 말 118조560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 증가했고, 대기업 대출은 15.6%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0.49%에서 올해 6월 말 0.52%로 상승했다.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충당금 부담이 확대되면서 순익이 감소했고, 여기에 농지비 증가가 겹친 구조다.

◇ 농지비 상한 2.5%→3%…내년부터 부담 더 커질까

농지비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농지비를 둘러싸고 과거 정치권에서는 농협금융이 농업·농촌에 더 많은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농협금융의 농지비 부과 상한을 기존 2.5%에서 5%로 높이는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후 농지비 부과 상한은 2.5%에서 3%로 상향됐다. 관련 개정 법률은 오는 9월 11일부터 시행되며, 2027년 농업지원사업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농지비가 영업수익에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상한까지 높아지면서 향후 농협은행의 부담 규모가 어디까지 커질지가 관심사다.

◇ 농업 지원과 금융사 수익성 사이…‘농협 딜레마’

농지비는 일반 시중은행에는 없는 농협금융만의 특수한 비용이다.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이라는 농협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재원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비용으로만 볼 수 없다.

실제 농협은행 사회공헌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 4387억원을 통해 농축산물 생산·유통 기반 강화와 안정적인 영농환경 조성, 농촌지역 의료·문화 서비스 확대 등을 지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농지비 증가가 특정 사업이나 일회성 이벤트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업지원사업비는 매년 증가해 왔으며, 특정 복구사업 등으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농업인들에게 많이 혜택이 가고 금전적으로 지원이 된다면 원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건전성 등을 관리하면서 농업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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