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램프사업 매각, 9월로 또 넘어갔다…본계약 일정 ‘안갯속’

마이데일리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램프 사업부 매각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금속노조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모비스가 미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추진 중인 램프사업부 매각이 장기화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 내 OP모빌리티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노조 반발과 협력사 문제 등에 부딪히면서 이달 말까지도 구체적인 계약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현대모비스사무연구직지회와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2차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 사무연구직 노조 관계자는 “램프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사측과 2차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현재 교착된 상태”라며 “다음 주 테크데이에서도 램프사업부 매각 문제와 관련한 사무연구직 노조 측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연구직 노조는 램프사업부의 타사 이전에 반대하면서 현대모비스와 OP모빌리티, 사무·연구직 노조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과 구성원의 자율적인 개별 전적 동의 절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개별 직원이 이전 조건을 검토한 뒤 자발적으로 이동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램프사업부가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조건을 보고 이동하겠다는 조합원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모비스와 OP모빌리티는 지난 1월 27일 램프사업 거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OP모빌리티 역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모비스와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계약 일정이 7월 말로 미뤄진 데 이어 이달 13일, 셋째 주 등으로 거론되며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이달 말까지도 구체적인 계약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인 램프사업부의 2024년 매출은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현대모비스 전체 부품사업 매출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을 정리하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각종 신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은 업계 관계자들이 현대모비스 차세대 콕핏시스템인 엠빅스(M.Vics) 7.0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사업 재편은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 회사는 전동화와 자율주행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1817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495억원, 종속·관계기업 지분 투자에 3068억원을 집행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148억원 수준이다.

최근 공개된 주요 특허 취득 현황에서도 현대모비스의 기술 개발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자동차 부품을 넘어 전동화 구동계와 SDV의 핵심인 통합제어·보안, PBV·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선행기술 확보 범위를 넓히고 있다.

SDV 전환을 뒷받침하는 차량 제어 및 보안 기술 확보이 대표적이다.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 간 통신 제어 기술과 전자인증서 기반 통신 시스템 관련 특허를 확보하며 차량 소프트웨어의 보안성과 통신 신뢰성 향상에 대응하고 있다.

전력반도체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SiC 트렌치 게이트 전력반도체 관련 독자 특허를 확보하고 양산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SiC 반도체는 전기차의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이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모비스는 관련 기술 내재화를 통해 전동화 부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현대모비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간 이견을 좁히고 매각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재편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사무연구직 노조 관계자는 “현재 램프사업부 매각 지연 배경에 노조와 협력사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무연구직 전 직원의 동의를 받지 않는 이상 관련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 노조와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현대모비스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6일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00%+1320만원 지급, 주식 8주 지급,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이 포함됐다. 별도 요구안으로는 정년 연장 법제화 시 현행 임금피크제 유지, 숙련 재고용 임직원의 처우 개선 등이 담겼다.

현재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며, 이날 오후 늦게 개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전체 조합원의 과반이 투표하고 투표자 중 과반이 찬성할 경우 올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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