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크래프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확보한 게임 지식재산권(IP)과 기업들이 재무제표에 1조8000억원이 넘는 무형자산으로 쌓였다. 2024년 말 6562억원이던 무형자산은 올해 6월 말 1조8628억원까지 불었고, 영업권도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까지 IP와 개발사, 광고·콘텐츠 기업을 사들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확보한 자산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수익화 단계에 들어섰다.
크래프톤의 연결 기준 무형자산 및 영업권은 2024년 말 6562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042억원, 올해 6월 말 1조8628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반 만에 2.8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영업권은 2024년 말 3871억원에서 지난해 말 9271억원, 올해 6월 말 9584억원으로 뛰었다.
◇ M&A 몰아치자 무형자산 3배…영업권 1조 육박
무형자산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해 집중적으로 단행한 M&A가 있다. 크래프톤은 일본 광고·애니메이션 기업 ADK그룹을 비롯해 넵튠, ‘라스트 에포크’ 개발사 일레븐스아워게임즈 등을 잇달아 품었다.
특히 지난해 사업결합 과정에서 영업권과 기타무형자산이 대규모로 새로 인식됐다. 영업권은 기업을 인수할 때 지급한 금액 가운데 식별 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를 넘어서는 부분으로, 향후 수익 창출력과 사업 시너지 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
크래프톤은 ADK 인수를 통해 광고와 애니메이션 IP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회사는 ADK가 보유한 일본 내 기업·미디어 네트워크를 활용해 게임 IP의 생명주기를 늘리고 애니메이션 IP를 게임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넵튠과는 광고기술을 활용한 인도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게임 IP 확보도 이어졌다. 일레븐스아워게임즈를 인수해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라스트 에포크’를 확보했고, 인도 크리켓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과 국내 개발사 조프소프트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전략에서도 대형 M&A와 중소형 M&A, 전략적 지분투자를 병행해 ‘배틀그라운드’ 뒤를 이을 프랜차이즈 IP를 확보하겠다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 ‘서브노티카2’ 500만장…인수 IP 수익화 첫 성과
인수한 IP 가운데서는 이미 성과를 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1년 인수한 언노운월즈의 ‘서브노티카’다.
지난 5월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서브노티카2’는 출시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장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서브노티카’ IP 매출은 2325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2’ 흥행을 통해 IP를 인수한 뒤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업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효과도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 매출은 2조6616억원, 영업이익은 9725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게임부문 매출은 2조1309억원, 광고부문 매출은 5307억원이었다. 광고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연간 광고부문 매출이 323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ADK와 넵튠 편입으로 크래프톤의 매출 구조가 게임 중심에서 광고·콘텐츠까지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 자산으로 쌓인 M&A…앞으로는 이익으로 증명
문제는 인수한 자산이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무형자산과 영업권은 미래 수익 창출 가능성을 전제로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인수 기업이나 IP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손상차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래프톤의 올해 6월 말 영업권은 9584억원으로 전체 무형자산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9271억원에서 추가로 늘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무형자산 관련 손상차손은 4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았다.
향후 관건은 ‘서브노티카2’에서 확인한 성공 방식을 다른 인수 자산에서도 반복할 수 있느냐다. ‘라스트 에포크’를 비롯한 신규 게임 IP를 장기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동시에 ADK와 넵튠을 통해 확보한 광고·콘텐츠 사업에서도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내야 한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실적자료에서 ‘서브노티카2’를 통해 IP 발굴·선별·스케일업 노하우를 체계화하고 이를 차세대 프랜차이즈 IP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인수한 자산의 규모가 이미 1조8000억원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는 M&A 규모보다 확보한 IP와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현금을 벌어들이는지가 투자 성과를 가를 핵심이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A는 인수 규모보다 이후 확보한 IP와 기업을 얼마나 성장시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만드는지가 중요하다”며 “크래프톤도 ‘서브노티카’에 이어 다른 신규 IP와 광고·콘텐츠 사업까지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향후 투자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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