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동차 부품 협력사에서 발생한 실제 불량 데이터가 인공지능(AI) 교육의 교재가 된다. 정해진 사례를 따라가는 교육보다 각 협력사가 자기 공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품질 개선 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협력사의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을 제조 현장과 연결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내부에서 축적한 AI 활용 경험을 부품 공급망으로 넓혀 품질과 생산성 개선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현대차·기아는 27일 경북 경주 현대차그룹 글로벌상생협력센터(Global Partnership Center, GPC)에 'AI 특화 공동훈련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품질과 공정, 데이터 분석 등 현장 직무에 맞춘 AI 교육을 제공한다. 올해는 1·2차 부품 협력사 임직원 약 9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교육 인원과 대상 직무를 늘릴 계획이다.
교육의 초점은 AI 이론보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맞춰졌다. 협력사별 AI 활용 수준을 진단한 뒤 직무에 따라 교육 단계를 나누고, 각 회사 공장에서 나온 불량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PBL)을 진행한다.

협력사 임직원들이 직접 공정 데이터를 AI 모델링에 활용해 불량 원인을 찾고 품질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교육 결과를 현장 불량률과 생산성 개선까지 연결하도록 과정도 구성했다.
교육 내용도 제조 품질과 맞물려 있다. 작업표준서와 품질 관련 문서를 만드는 생성형 AI 활용부터 카메라와 AI를 이용해 품질검사와 불량 검출을 자동화하는 AI 비전검사, 공정 빅데이터를 분석해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품질 리스크 관리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기아가 협력사 AX에서 품질을 앞세운 데에는 자동차 공급망의 특성도 작용한다. 완성차 한 대에는 수많은 협력사가 공급하는 부품이 들어가고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품질 편차도 최종 제품의 완성도에 영향을 준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부품사에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수준에서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품질 이상을 조기에 찾아내는 능력까지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 부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소 협력사에는 AI와 데이터 활용 역량 확보가 미래차 전환 과정의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공동훈련센터를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 안에 둔 것도 현장 인력이 AI를 실제 직무와 연결해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교육은 품질 직무에서 출발하지만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생산과 연구개발(R&D), 구매, 경영관리 등 협력사 직무 전반으로 AI 교육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룹 내부에서 진행해온 AX 경험을 공급망으로 옮기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전사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 성과를 공개했다. 그룹이 보유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피지컬 AI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공동훈련센터는 그룹 내부에서 축적한 AX 역량을 협력사 생산 현장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체적으로 AI 인력과 교육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 부품사까지 데이터 기반 제조 방식을 확산시키는 구조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도 협력사의 AI 활용 수준은 공급망 품질과 직결된다. 개별 협력사의 불량 검출 정확도와 공정 대응력이 높아지면 부품 품질 안정성과 생산 효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900명 규모로 시작하는 교육이 향후 얼마나 많은 협력사와 직무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교육 과정에서 도출된 AI 모델과 품질 개선 사례가 실제 공장에 안착하는 정도에 따라 공급망 AX의 성과도 달라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품질 완결성과 생산성 혁신을 이루는 현장 중심의 기술 내재화가 필수적이다"라며 "AI 특화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부품 협력사의 성공적인 AI 전환과 동반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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