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혼 재산분할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부모에게 상속받은 재산도 나눠야 하는지 여부다. 배우자는 "결혼생활과 관계없이 부모님에게 받은 재산이니 내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배우자는 "수십 년 동안 함께 살면서 관리하고 유지했는데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해서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과 25년 넘게 혼인생활을 했다. 혼인 중 남편은 부모로부터 파주시 소재 아파트를 상속받았다. 이후 A씨는 두 자녀를 양육하며 가사를 담당했고, 남편은 직장생활을 계속했다. 부부는 김포시에 별도의 주택을 마련하면서 대출을 부담했고, 상속받은 아파트는 임대하면서 장기간 보유했다.
이혼소송이 시작되자 남편은 "파주시 아파트는 부모님에게 상속받은 것이므로 재산분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오랜 혼인기간 동안 자신이 가사와 양육을 담당했고, 그 덕분에 남편이 상속받은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며 재산분할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본다. 따라서 부모에게 상속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과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유재산이라고 해서 항상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면 재산분할에 반영될 수 있다.
특히 혼인기간이 길수록 상속받은 재산이 혼인생활과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속받은 아파트의 대출금이나 세금, 수리비 등을 부부 공동자금으로 부담했는지, 임대수익이 가족의 생활비로 사용됐는지, 다른 배우자가 가사와 양육을 담당하면서 해당 재산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여했는지 등이 판단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혼인기간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을 당연히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속받은 시점과 혼인기간, 당시 재산가액, 재산의 유지·증식 과정, 다른 배우자의 기여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범위나 기여도는 달라질 수 있다.
이혼전문변호사가 상속재산이 포함된 재산분할 사건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도 단순히 등기부에 취득원인이 '상속'으로 기재돼 있는지 여부만은 아니다. 언제 상속받았고, 이후 누가 재산을 관리했으며, 대출이나 세금은 어떤 돈으로 부담했고, 혼인기간 동안 그 재산이 어떻게 유지·증식됐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혼인생활이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에게 아파트를 상속받았고 다른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가치 증가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았다면 재산분할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장기간 혼인생활을 하면서 다른 배우자가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하고 공동자금까지 투입해 상속재산을 유지해 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상속재산이라고 해서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받은 뒤 혼인생활 속에서 그 재산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해 왔는지, 다른 배우자가 그 과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결국 재산분할에서는 재산을 처음 누가 받았는지 만큼, 그 재산을 오랜 기간 누가 어떻게 지켜왔는지도 중요하다. 상속은 혼자 받을 수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재산을 지키는 과정까지 반드시 혼자였다고 볼 수는 없다. 등기부에는 상속받은 사람의 이름만 남지만, 그 재산을 지켜온 시간까지 혼자였는지는 따로 살펴봐야 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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