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이른바 ‘징계 정치’가 현실이 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4명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징계 대상자들이 모두 그동안 장 대표 체제와 각을 세워왔던 인사라는 점에서 장 대표의 의도적인 정적 제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 무더기 당원권 정지, 사실상 총선 출마 불가능
윤리위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경태·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 결정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는 △제명 △탈당 권고 △1개월 이상 3년 이하의 당원권 정지 △경고 등으로 구분되는데, 4명 모두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 의원은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진 의원은 2년, 권 의원은 1년 6개월, 서 의원은 10개월이다.
조경태 의원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다른 정당 소속 의원들에게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의 부의장 선출을 반대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이른바 ‘낙선 청탁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다. 조 의원은 ‘내란동조자인 박 의원이 국회부의장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지만, 윤리위는 조 의원이 당론에 반해 정당의 질서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진종오 의원은 6·3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공개적으로 홍보·지지했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한 의원을 홍보하는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보좌진을 파견했다는 의혹과 함께,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간담회에서의 부적절한 발언도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발언의 배경이 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윤리위의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서범수 의원은 역시 간담회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징계 대상에 올랐으며 당원권 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았다. 권영진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분 결과에 반발해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 논란을 빚은 것이 문제가 됐다. 이후 권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공개 사과하고 대구시당 위원장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직을 내려놓았지만, 윤리위는 물리력 행사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저버리고 당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시킨 행위라고 판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처분을 두고 중징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원권 정지 기간에는 당내 경선 피선거권과 공모 응모 자격 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나 징계 취소 등 변수가 없다면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은 1년 8개월가량 남은 다음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을 수 없다. 현역 정치인에게 공천은 사실상 정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당원권 정지는 단순한 징계를 넘어 향후 정치 행보 자체를 제약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윤리위의 결정을 둘러싸고 공개적인 반발이 잇따랐다.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라는 뜻의 “是日也放聲大哭(시일야방성대곡)”이라고 적으며 윤리위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장 대표의 징계 정치를 겨냥해 “정당의 기강을 존중받는 리더십에 기반하여 세우지 않고, 칼로 세우려 한다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윤상현 의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제가 아니라 화합이고, 강경함이 아니라 포용”이라며 징계 재고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당 밖에 있는 한동훈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공당을 사당화하기 위한 선택적이고 자의적인 징계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께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징계 대상자 상당수가 친한계로 분류되는 만큼, 한 의원의 발언은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장 대표 견제의 성격으로 해석된다.
윤리위의 징계가 새로운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실제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최고의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장동혁 대표 자신”이라며 “장동혁 같은 찌질이 보수가 아닌 이기는 보수를 만드는 데 제 몸을 바치려고 각오했다”고 강하게 말했다. 또 "장동혁 당권파로부터 받은 징계를 훈장으로 더 당당하게 싸우겠다"며 지도부를 상대로 강경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결국 이번 징계가 당내 갈등을 추스르는 계기가 될지, 오히려 분열을 키우는 도화선이 될지는 장 대표에게 남은 과제다. 장 대표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임기 후반기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예고한 만큼, 이번 징계가 장 대표가 당 운영의 주도권을 더욱 강하게 쥘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기강 확립을 위해 꺼내든 장 대표의 칼날이 향후 국민의힘을 어디로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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