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 개최한 현지 행사와 후속 서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업 개입이 아닌 친환경 제련 경험을 공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석포제련소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생산 공정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미국 측에 소개한 것은 금속 추출 기술이 아니라 폐수와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환경 기술과 운영 경험이라는 입장이다.
영풍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미국 테네시 방문 행사와 후속 서한 발송을 두고 일부 왜곡과 억측에 기반한 보도가 이뤄졌다”며 “미국 현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과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기반 확대를 위해 소통 행사를 개최한 것”이라고 밝혔다.
◇ “사업계획 아닌 환경관리 경험 소개”
논란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관련한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참석자들에게 후속 이메일과 서한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사업주체인 고려아연과 사전 협의 없이 석포제련소의 운영 시스템과 인력을 미국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영풍·MBK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앞세워 회사의 사업계획과 경영 판단에 관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영풍은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후속 서한은 미국 제련소에 적용할 기술이나 인력 투입 방안을 대신 결정한 것이 아니라 현지 행사 참석자들의 관심에 따라 석포제련소의 환경관리 경험을 추가로 소개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영풍에 따르면 행사 참석자들은 석포제련소의 친환경 시설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영풍은 행사 이후 별도의 서한을 보내 폐수 무방류 시스템인 ZLD(Zero Liquid Discharge)를 비롯한 환경관리 시스템과 운영관리 체계를 안내했다. 행사 주최자도 명확하게 밝혔다는 게 영풍 측 입장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미국 프로젝트의 성공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현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원 의사와 보유 역량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와 온산제련소의 생산 공정이 달라 석포제련소의 기술을 미국 통합제련소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석포제련소는 아연 제련이 중심인 반면 온산제련소는 아연·연·동 공정을 연계해 다양한 희소·전략금속을 회수하는 통합제련 체계를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 역시 여러 종류의 비철금속과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영풍이 미국 측에 소개한 기술은 특정 금속을 추출하는 생산 공정이 아니라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유해물질을 처리하는 환경관리 체계다. 생산 품목과 추출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환경관리 경험의 활용 가능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영풍의 주장이다. 영풍은 제련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원재료에서 핵심 금속을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기술과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꼽았다. 어떤 금속을 생산하더라도 폐수와 유해물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영풍이 내세우는 것은 석포제련소에 과거 환경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이 아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비와 관리체계를 개선한 경험 자체가 미국 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영풍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석포제련소 환경 개선에 약 5,900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통합환경허가 취득을 계기로 대기배출과 비산먼지, 폐수배출 관리 등을 포함한 10대 과제도 설정해 이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설은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해 전량 재이용하는 ZLD다. 영풍은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가운데 처음으로 해당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다시 공정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련소 외곽 2.5㎞ 구간에는 오염물질이 지하수를 통해 주변 하천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차수벽도 설치했다.
영풍은 이 같은 설비 투자와 관리체계 개선을 통해 과거 환경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석포제련소 하류 지점에서는 카드뮴과 니켈 등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주변 하천 수질도 개선된 상태라는 게 영풍 측 입장이다. 영풍은 환경규제가 엄격한 미국에서 신규 제련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금속 추출 기술뿐 아니라 폐수와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 행사와 후속 서한 역시 고려아연을 대신해 사업계획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최대주주로서 석포제련소의 환경관리 경험과 협력 의사를 알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