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카스트로에게 공이 가면 알겠죠.”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두신 베어스전을 중계하면서 했던 얘기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KIA 외국인타자 헤럴드 카스트로가 9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2루수로 투입되자 살짝 웃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정우영 캐스터가 카스트로가 포수 빼고 전 포지션을 본다고 소개했다. 이순철 위원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단, 실제로 카스트로가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로 꽤 뛴 기록을 확인하더니 “카스트로에게 공이 가면 (2루 수비력이 어느 정도인지)알겠죠”라고 했다.
카스트로는 포수 빼고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고, 봤던 기록들이 있다. 그런데 KIA에선 좌익수와 1루수로만 뛰었다. 문제는 좌익수와 1루수 수비도 그럭저럭 보는 수준이지, 잘한다는 평가는 못 받았다는 점이다. 좌익수와 1루수비도 아슬아슬한데, 2루수가 가능할지 의심을 하는 건 당연하다.
그때 KIA는 두산에 4-9로 뒤졌다.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이날 주전 2루수 김선빈은 지명타자로 뛰었고, 선발 2루수로 나선 윤도현은 교체된 상황. 하주석을 유격수로밖에 쓸 수가 없으니, 카스트로를 2루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이범호 감독이 실제로 카스트로가 2루 수비가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카스트로가 앞으로 2루를 볼 일은 거의 없긴 할 것이다. 김선빈에, 트레이드로 하주석이 왔고, 윤도현과 정현창이 있다. 박민과 김규성도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 2루가 가능하다.
그래도 만약에 만약을 대비하는 의미는 있었다. 야구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9회초 내내 두산 타자들의 타구가 2루수 카스트로에게 한번도 가지 않았다. 두산이 박지훈의 좌선상 1타점 2루타로 1점을 뽑는 등 공격이 빨리 끝나지도 않았지만, 희한하게도 카스트로의 2루 수비력을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보통 수비수가 바뀌면 그 수비수에게 꼭 타구가 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
그런데 KIA 팬들이라면 카스트로가 지난 1월 말 김포공항에서 했던 얘기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방송사들과의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 출국 인터뷰서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으로 다름 아닌 2루를 꼽았다. 외야수로 카스트로를 뽑은 KIA로선 약간 의아했던 답변. 당시 이범호 감독은 이를 그냥 웃고 넘겼다. 정말 카스트로가 2루 수비에 자신 있다면, 향후 KIA가 14일 경기 같은 가비지 타임에 2루수로 테스트를 해봐도 된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153경기서 2루수를 봤다. 128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1125⅓이닝을 소화했다. DRS는 -12. 이범호 감독이 굳이 카스트로를 2루수로 안 쓰려고 하는 이유다. 그냥 카스트로는 지금처럼 잘 쳐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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