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6·3 지방선거’ 후 지방의회에선 이른바 ‘공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한지혜 인천 연수구의원(송도2·5 선거구)이 임기 개시 3일 만에 탈당한 것이다. 이는 연수구의회 내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석수 변화를 넘어 원 구성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하자, 민주당은 즉각 국회에 ‘방지법’을 발의했다. △주민소환법 △지방자치법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지역구 지방의회의원이 임시 개시 직후 자진 탈당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한 구의원은 6·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달 3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구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3일 만이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먹튀 탈당’이라며 거센 반발이 나왔다.
이번 한 구의원의 탈당은 곧장 후폭풍이 이어졌다. 우선 연수구의회 의석수는 국민의힘 우위로 재편됐다. 지방선거 직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석수가 각각 7석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한 구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이 7석, 민주당 6석, 무소속 1석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연수구의회 원 구성까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연수구의회 의장과 부의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이 선출됐고, 상임위원장도 국민의힘이 우위를 보였다. 운영위원장과 기획복지위원장을 국민의힘이 차지한 것이다. 한 구의원은 자치도시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만 맡았다.
이에 민주당 인천시당은 한 구의원에 대해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시당은 “공천과 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이 원 구성 직전 탈당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고, 그 결과 다른 정당 소속 의장이 선출됐다”며 “지역위 당원들은 이번 사안을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적 배신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 구의원은 탈당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 구의원과 ‘협치 현수막’을 게시한 후 민주당 내에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주민소환법·지방자치법·공직선거법’ 개정 추진
이러한 상황에 민주당은 이른바 ‘공천 먹튀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를 지역구로 둔 정일영 의원은 주민소환법과 지방자치법, 공직선거법 등 ‘3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지역구 지방의회의원이 임시 개시 직후 자진 탈당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주민소환법의 경우, 임기 개시 후 90일 이내 자진 탈당한 지역구 의회 의원에 대해선 주민소환 청구 서명 요건을 일반 기준(선거구 내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 100분의 20 이상)의 3분의 2로 완화하도록 했다.
또 임기 개시일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을 경우 주민소환투표에 제한을 둔 현행법과 관련해선 ‘정당 추천을 받아 당선된 지역구 지방의회의원이 임기 개시일부터 90일 이내에 자진 탈당한 경우’에 대해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추가했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자진 탈당 사실과 사유의 신고 및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방의회의원 임기 개시일 90일 이내 자진 탈당할 경우 탈당한 날부터 7일 이내 탈당 사실과 사유를 지방의회 사무처장 또는 사무국장에 신고하도록 했다.
지방의회 원 구성에 대한 내용도 신설했다. 지방의회 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을 배분할 경우 임기 개시 당시 주민의 선거 결과로 형성된 의석 구성을 존중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한 구의원의 탈당이 연수구의회 원 구성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직선거법과 관련해선 선거 입후보자가 지방의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후 자진 탈당할 시 ‘후보자정보공개자료’에 탈당일과 탈당 당시의 소속 정당, 탈당 사유를 공개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재산·병역·납세실적·전과기록 등만 공개하도록 돼 있다.
같은 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갑)도 비슷한 취지의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주민소환법의 경우 지역구 지방의원이 임기 개시 30일 전에 자진 탈당할 시 주민소환투표 청구에 필요한 서명인 수 기준을 기존 법정 기준의 2분의 1로 완화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법에 대해선 임기 개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자진 탈당한 지역구 지방의원의 경우, 해당 임기 동안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의 직위에 선출되거나 선임될 수 없도록 자격을 제한하도록 했다.
공직선거법과 관련해선 임기 개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후보자 등록 당시 소속 정당을 자진 탈당한 점을 ‘후보자정보공개자료’에 게재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두 의원의 법안의 경우 정 의원은 ‘임기 개시일 90일 내’에, 허 의원은 ‘임기 개시일 30일 내’라는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허 의원은 지난달 MBC 라디오에서 “(정 의원 법안과) 거의 차이가 없다”며 “여야가 합의만 잘되면 크게 어렵지 않게 중재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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